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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일대.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한강변 노른자위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을 두고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수주전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역대 하이엔드 브랜드 고급 설계를 능가하는 수준의 제안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 선정까지 불과 20여일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불리는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은 지하 6층~지상 14층, 30개동, 1537가구 규모의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만 7900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23일 시공사 입찰 마감 결과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참여해 한남2구역 시공권을 두고 양사가 맞붙게 됐다. 조합 측은 다음달 5일 시공사선정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운 고급화 경쟁이다. 한남2구역에 롯데건설은 ‘르엘’을, 대우건설은 ‘써밋’을 적용하기로 했다.
우선 롯데건설은 ‘르엘 팔라티노’를 단지명으로 제안했으며 ‘배러 댄 호텔(BETTER THAN 호텔)’을 표방해 호텔식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 세계적인 건축가 ‘최시영’ 등과 협업해 고급스러운 외관을 설계하는 것과 더불어 호텔식 커뮤니티 조성에 힘썼다.
호텔식 보안 서비스, 단지내건강증진센터 등을 포함해 세대만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현관 버틀러 존을 조성해 세탁물 수거, 조식 요청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하우스 키핑, 발렛 파킹 등 호텔식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한남2구역 조합원이 호텔보다 더 편안한 공간에서 호텔식 주거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월드클래스 거장들과 협업하며 설계에 많은 공을 들였다"며 "나인원 한남의 커뮤니티 면적대비 2.6배, 한남3구역 커뮤니티 가구당 면적대비 2.5배로 약 4000평 규모의 호텔식 커뮤니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한남 써밋’을 단지명으로 제안하고 한강과 남산이 보이는 스카이브릿지에 야외 수영장인 ‘인피니티 풀’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단지 최상층인 21층에는 스카이 펍, 스파, 스카이 시네마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해 차별화를 둔다는 방침이다.
스카이브릿지는 ‘한남써밋’ 6개동을 잇는 총 연장 360m 대형 스카이 커뮤니티로 물결을 형상화했으며 이곳에서 한강과 남산, 용산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카이브릿지 내 야외 수영장 ‘인피니티 풀’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연상케 한다는 특징이 있다.
입주민 컨시어지 서비스도 마련된다. 헬스 컨설팅, 반려동물 케어, 조식 케이터링, 가사 대행 서비스 등의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설계부터 사업조건까지 지금껏 정비사업에서 유례없던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했다"며 "한남더힐을 능가하는 ‘한남써밋’만의 하이엔드 라이프 프리미엄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양사는 앞서 한남동 대표 고급 주택 단지인 ‘나인원 한남’과 ‘한남더힐’을 시공한 바 있는데 이러한 경험을 살려 고급화를 원하는 조합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양사는 이번 수주전을 위해 개설한 한남2구역 카카오톡채널을 통해서도 홍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건설은 자사 유튜브 채널 ‘오캐롯캐’와 연계해 설계를 분석하는 영상을 올리거나 설계안에 참여한 건축가 인터뷰를 제작하는 등 영상 위주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 사업조건 비교표’를 제시하면서 양사의 사업조건을 차례로 꼼꼼히 분석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게재하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카카오톡 전송 장애로 인한 오류를 고려하면 입찰 이후 지난 15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소개 영상이나 자료를 게재하면서 조합원 표심 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이렇게까지 치열했던 사례가 드물었던 만큼 업계에서도 이번 시공권 경쟁에 관심이 높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수주를 발판으로 한남뉴타운을 넘어 정비사업 내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것 같다"며 "누구든 시공권을 따내게 되면 한남동 내 랜드마크 단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