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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진=종근당 |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종근당이 치매·탈모 등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 개발의 대안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LAIs)’를 선택하고 국내 벤처기업과 손잡고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18일 종근당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내 바이오기업 인벤티지랩과 장기지속형 치매 치료 후보물질 ‘IVL3003’의 공동개발과 상용화 계약을 맺었다.
IVL3003은 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일본 제약사 에자이의 ‘아리셉트’의 성분 도네페질을 주성분으로 한다.
도네페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대표 치매치료제이지만 매일 한 번 먹어야 하는 알약이어서 치매 환자가 매일 꼬박꼬박 챙겨먹도록 관리해야 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 지난 1996년 미국 FDA 승인 이래 패치형 등 제형 개발이 활발하지만, 아직 국내외에 장기지속형 주사제 제형으로 상용화된 제품은 없는 상태다.
따라서, 종근당은 인벤티지랩과 공동개발과 상용화에 의기투합한 목적은 도네페질 성분을 한 달에 한 번 주사하는 제형으로 개발해 환자와 보호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에 맞춰져 있다. 의사나 보호자가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쉽고, 투약 횟수와 용량이 줄어 위장장애·불면증 등 부작용 부담도 줄이는 이점을 갖고 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의 핵심은 투약 때부터 장시간 동안 체내에 약물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IVL3003은 인벤티지랩이 자체 개발한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인 ‘IVL-드러그플루이딕(IVL-DrugFluidic)’에 치매치료제 성분을 탑재한 것이다.
IVL-드러그플루이딕 플랫폼은 안정적인 약물방출 제어가 가능해 치매 치료제는 물론 다양한 질환의 치료제를 장기지속형 주사제 제형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종근당은 치료약을 매일 복용해야 하는 또 다른 ‘난치병’ 탈모 치료제도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승인받은 탈모증상완화 약물 ‘두타스테리드’를 기존 먹는 캡슐형에서 장기지속형 주사제 ‘CKD-843’으로 개발하고,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그동안 치료제 제형이 제한적인 질환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는 잠재성을 인정받아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목하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 적용한 ‘랩스커버리’ 기술도 장기지속형(약물지속형) 플랫폼 기술의 작품이다.
한미약품(단장증후군), 동국제약(전립선암·유방암), 대웅제약(탈모), 휴메딕스(치매)도 장기지속형 주사제 제형을 개발 중이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치매·탈모·조현병·관절염처럼 매일 투약이 요구되는 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수요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종근당 관계자는 "기존 경구용 치매 치료제는 치매 환자가 복용 시간을 잊거나 고령 환자가 삼키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며 "인벤티지랩과 장기지속형 치료제 개발로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