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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vs. SK C&C…‘먹통’ 사태 책임론 공방 ‘불붙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18 14:47

카카오 "SK C&C에 손해배상 청구할 것" vs SK C&C "불의의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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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디지털 먹통’ 사태를 두고 카카오와 SK C&C 간 책임 공방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사진=에너지경제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카카오 먹통’ 사태를 두고 카카오와 SK C&C가 책임 공방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가 판교 데이터센터의 운영사인 SK C&C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한 반면 SK C&C 측은 이와 관련한 공식적 언급을 자제하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력을 다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피해 보상 방안 논의를 앞두고 양측이 사전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카카오 "SK C&C에 손해배상 청구할 것" vs SK C&C "불의의 사고"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및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는 전날 오전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이라는 제목의 공시를 통해 "서비스 정상화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논의를 SK C&C 측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SK C&C의 지주사인 SK도 공시를 통해 입장을 밝혔지만 카카오와는 온도차가 났다. SK 측은 "화재 발생 직후 신속한 대응을 통해 피해 최소화에 전력을 기울였다"며 "판교 데이터 센터는 관련법의 안전 규정에 따라 검사를 정기적으로 수행해 왔으나, 이번 같은 불의의 사고가 발생한 만큼 보완 사항을 면밀히 확인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실행해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서비스 수준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먹통 사태가 장기화하자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SK C&C를 향해 칼자루를 겨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사 손실에 대해 보상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표현함으로써 비난의 화살을 SK C&C로 돌리려 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SK C&C 측은 ‘불의의 사고’를 강조하며 사실상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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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소한 배터리. (사진=이기인 경기도의원 페이스북 캡처)


◇ SK C&C 사고 대응 프로세스도 비판 대상…업계 "조사 결과 나와 봐야 안다"


사고 발생 당시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인 SK C&C의 현장 대응 프로세스가 적절했는지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SK C&C 판교데이터 센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 당국은 소화약제(냉각용 가스)를 사용하다 화재 확산 우려에 물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서버 전력 공급을 차단하면서 카카오의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SK C&C 측은 카카오에 사전 양해를 구했다는 입장인 반면 카카오는 일방적 통보에 가까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사실조사가 나온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SK C&C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 없었다를 지금 단계에서 평하기는 어렵다"며 "SK C&C가 카카오에 사전에 연락은 했으리라고 보는데, 전력 공급 차단으로 장애 발생이 예상됐다 하더라도 소방청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현장에 갔을 때는 이산화탄소로 불을 끄는 장치가 구축돼 있었는데, 그게 화재를 진압하기에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사고 원인을 분석해서 법률에 어긋나는지와 책임 여부 등을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4일 열리는 종합감사에 카카오와 SK C&C의 총수 및 주요 경영진을 증인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증인 명단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박성하 SK C&C 대표, 흥은택 카카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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