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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로고. |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최근 구독자와 매출 감소로 주춤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그 해결책으로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했다. 처음 열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광고 시장에 업계가 들썩이고 있지만 그간 ‘무광고 정책’을 고수해 온 넷플릭스의 변화가 신규 가입자 유입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OTT 업체인 넷플릭스는 한국을 비롯해 독일, 미국, 멕시코 등 12개국에 광고를 시청하는 대가로 가격을 낮춘 ‘광고형 베이식’을 출시한다. 한국에선 다음 달 4일 오전 1시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며 가격은 5500원으로 기존 베이식(9500원)보다 4000원 저렴하다. 미국에선 월 6.99달러(약 1만원), 일본에서는 770엔(약 7500원)이다. 기존 베이식과 동일하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데 시간당 평균 4~5분의 광고를 봐야 한다. 이 광고는 15초 또는 30초 길이로 영상 시작 전과 중간에 표시된다. 일부 영화와 시리즈는 라이센스 제한으로 시청할 수 없다.
넷플릭스가 이 같은 광고형 요금제를 선보인 까닭은 저렴한 요금제로 진입 장벽을 낮춰 신규 가입자를 끌어 모으고 광고 수입으로 인한 매출 증가 효과를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렴한 요금제로 유입된 이용자들이 광고를 시청하지 않기 위해 베이식 등 높은 단계의 멤버십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지속해서 구독자가 감소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4월 공개한 실적발표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전 세계 유료 구독자 수는 올해 1분기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20만명 감소했다. 2분기에는 1분기보다 97만명 줄었다. 구독자 감소 원인으로 물가상승, 시장 경쟁 심화 등을 꼽았다. 넷플릭스는 신규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가 광고주들에게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젊은 시청자가 추가 유입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플릭스 외에도 글로벌 OTT 시장에서는 이미 광고형 요금제 도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내 시장에 들어오지 않은 HBO 맥스, 훌루 등은 이미 중간 광고를 삽입한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애플티비플러스, 디즈니플러스 등도 광고형 요금제 도입이나 요금제 인상 등의 방법으로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OTT 업계는 광고형 요금제 도입에 대해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도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으나 대부분 검토 단계까지도 오르지 않은 분위기다. 업계에선 국내 이용자들이 요금제 변화에 민감한 경향이 있고 다양한 제휴 상품으로 저렴하게 OTT를 이용하는 시장 분위기도 형성돼 있어 광고형 요금제 도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형 요금제 도입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시행 후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인 매출 상승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영상 시작 전 나오는 광고가 4~5분 가량으로, 절대 짧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구독자 유입에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