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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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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투명경영·신약개발로 '명예회복' 나선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13 17:03

주식거래 정지 29개월만에 13일 재개…당국 요구조건 충족



기존 '펙사벡', 항암바이러스 'SJ-600' 임상 순조 재기에 주력



자문위도 신설…바이오업계 "투자심리 회복 전화위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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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신라젠 본사의 내부 모습. 사진=신라젠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12일 상장유지 결정으로 2년 5개월만인 13일 주식거래를 재개한 신라젠이 투명경영·파이프라인 확대 등으로 ‘명예회복’에 나선다.

12일 코스닥시장위원회로부터 상장 유지 결정을 이끌어낸 신라젠은 다음날인 13일부터 주식거래를 재개했다.

지난 2003년 설립돼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신라젠은 항암치료제 ‘펙사벡’ 개발 성과로 2018년 6월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으나 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2020년 5월 4일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신라젠에 개선기간을 부여하고 △연구개발(R&D)분야 임상책임임원 채용 △비(非) 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영업지속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신라젠은 지난해 7월 철강제품 제조기업 엠투엔이 최대주주로 들어선 이후 대표이사 직속 과학자문위원회를 신설했고, 지난달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해 파이프라인을 넓히며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한 실천에 적극 나섰다.

세계 최초로 항암 유발 효소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기전의 항암물질인 BAL0891은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올해 중 미국에서 임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또한, 신라젠은 향후 주력기술로 키우고 있는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GEEV’를 통해 개발한 항암 후보물질 ‘SJ-600’에 대해 최근 서울대 의대와 전임상 공동연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해 중 국제학술지 등을 통해 연구성과를 국내외에 공개할 방침이다.

GEEV 기술은 기존의 항암바이러스(암세포 내에서만 증식하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바이러스)가 체내에 투약되면 인체의 자연 면역기능에 의해 종양까지 도달하기 전에 대부분 파괴된다는 점에 착안, 특수 단백질 외피막을 생성해 항암바이러스를 보호하고 종양까지 도달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GEEV는 플랫폼 기술이기 때문에 향후 다양한 신규 약물 창출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가치가 높다는 것이 신라젠의 입장이다.

이밖에 신라젠은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공동으로 신장암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 임상을 완료해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도 추진할 계획이다.

주력 파이프라인인 항암바이러스 ‘펙사벡’ 역시 현재 다양한 병용요법을 위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신라젠이 경영구조 개선은 물론 기존에 ‘펙사벡’에만 의존하던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등 거래소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거래소가 판단해 거래를 재개한 만큼 향후 신라젠이 체질개선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신라젠 주가는 13일 오후 2시 현재 1만850원을 기록, 거래재개 첫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상한가를 이어가고 있다.

바이오업계는 신라젠 거래 중지를 전후해 위축됐던 국내 바이오 분야 투자심리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내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음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던 만큼 이번 신라젠의 주식거래 재개를 계기로 바이오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오랜 기간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에게 감사 드린다"며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최대주주를 비롯해 관계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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