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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11일 준공식을 가진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내부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원·달러 환율이 4분기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출비중이 높거나 최근 신약 해외출시에 나선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환차익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월 발표한 반기보고서 ‘환위험’ 분석항목에서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이익은 932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기술했다.
이 반기보고서에서 기준으로 삼은 원·달러 환율(상반기 평균환율)은 1233원이었다. 환율이 10% 상승한 1356원만 되도 다른 매출증가 없이 환차익만으로 순이익 932억원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12일 현재 환율 1427원을 적용하면 순이익 증가효과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킹 달러’ 효과를 보는 이유는 주력인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특성상 매출이 대부분 달러화로 이뤄지고 원·부자재 비용은 고객사로부터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 비중은 해외수출이 93%, 국내매출이 7%를 차지해 해외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10.2%를 차지한 한미약품 역시 반기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21억원 증가한다고 기술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받은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를 올해 중 미국시장에 출시할 계획이어서 수출확대 효과에 더해 환차익 증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GC녹십자 역시 주요 제약사 중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대표적 회사로서 ‘킹 달러’ 효과가 기대된다.
GC녹십자는 올해 상반기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에 역대 최대 규모인 5179만달러(약 660억원) 규모의 독감백신 공급을 체결했다. GC녹십자 역시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135억원의 당기 순익 효과가 예상된다고 기술했다.
이밖에 올해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매출액 목표를 1000억원 이상으로 잡은 대웅제약 등도 고환율 수혜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대다수 전통 제약사가 수출 비중이 높지 않고 원료의약품 수입 비용이 커 환율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북미수출 등 달러화 매출 비중이 크고 원자재 등 비용은 달러화 비중이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전체 실적에서 환차익 효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