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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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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물량 폭탄예고 경기지역 ‘역전세난’ 주의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04 14:50

나쁜 집주인 ‘깡통주택’ 양산 우려…세입자까지 연쇄 피해



고양·양주·수원·성남 등지 대규모 입주 맞물려 역전세난 ‘고조’



“무주택자들은 금리조정기까지 전·월세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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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입주물량이 대거 풀리는 고양 덕은지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경기 고양시를 비롯한 양주, 수원, 성남 등지에서 역전세난 주의보가 발령됐다. 역전세난은 기본적으로 높은 기준금리와 주변 신축아파트 대규모 입주, 현재 대비 2년 전 높은 전셋값이 발생했을 때 확산된다.

역전세난이 심각해지면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연이어 떨어지면서 ‘깡통주택’을 양산하게 된다. 이는 곧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태까지 번질 수 있는 연쇄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준금리가 2.5%에 달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연내 ‘빅스텝’(0.5%p 인상)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 고양, 양주, 수원, 성남 등지에서 깡통전세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 전셋값이 2년 전보다 20% 이상 하락했고, 매매가격 역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3000가구 이상 대량 입주가 예고된 이들 지역들에 대한 역전세난 경고등이 켜졌다.

구체적으로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을 통해 집계한 경기지역 아파트 전세 물건은 지난 3일 기준 4만9135건으로 한 달 전 5만4817건보다 11.5% 늘었다. 특히 1년 전 2만3716건과 비교하면 무려 131.1% 증가한 수치다.

전세 물건이 증가하다 보니 가격 하락세도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 경기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26일 기준 전주 대비 -0.32%로 전국(-0.21%)에서 세종(-0.44%)과 인천(-0.33%), 대구(-0.32%)와 더불어 가장 큰 변동률을 보였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특히 경기 고양 덕은지구에 향후 입주물량이 대거 몰려있어 인근 향동지구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했다.

아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고양시 덕양구는 10월 이후 4810가구(하반기 총 7031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그 중 덕은지구에선 △DMC리버포레자이(10월·318가구) △DMC리버파크자이(11월·702가구) △중흥S-클래스파크시티(11월·894가구) △호반써밋DMC힐즈(12월·559가구) △DMC리버시티자이(12월·620가구) 등 3755가구가 한 지역에 한 번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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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 향동지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몰리는 덕은지구 인근 향동지구에선 집주인이 경쟁적으로 임대보증금을 낮추며 세입자 붙잡기에 나서 전세 시세가 앞으로도 대폭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향동지구에선 DMC리슈빌더포레스트가 2년 전인 2020년 10월 34평이 5억5000만원(4층)에 전세가 거래됐는데 올해 8월에는 4억원(2층)으로 약 28% 하락한 가격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매맷값은 같은 평형으로 2년 전 10월 9억4000만원(11층)에서 올해 7월 8억3000만원(7층)으로 12% 하락한 가격에 거래돼 역전세난 공식에 들어맞고 있다.

또 인근 호반베르디움 2단지에선 2년 전 9월 29평형 전셋값 5억7000만원(7층)이었던 것이 올해 7월 4억원(3층)으로 약 29%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 34평형 중 최고가 10억5500만원(10층)에서 약 21% 하락한 8억3000만원(7층)으로 거래돼 역전세난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고양 향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A 대표는 "향동지구는 향동지구만의 DMC일대 입지적 가치가 있어 역전세난 현상까진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며 "다만 옆 지구(덕은지구)에서 올해 하반기 아파트 대량입주가 시작되니 이 지역 전세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부동산원은 매물 적체가 지속되는 양주 옥정신도시 및 회천신도시, 수원 영통구 망포동, 성남 중원구 등이 주택 경기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 가운데 이 지역들 역시 올해 하반기 입주물량이 대거 대기 중이기에 주변 지역까지 역전세난 현상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양주는 옥정신도시2차노블랜드프레스티지(10월·1859가구)를 비롯한 총 6005가구, 수원은 이미 지난 7월과 8월 입주를 시작한 매교역푸르지오SK뷰(3603가구), 힐스테이트푸르지오수원(2586가구) 단지를 비롯한 총 9873가구가 하반기에 입주가 몰려 있다.

성남 중원구에선 신흥역하늘채랜더스원이 지난 9월 2411가구가 입주를 마쳤고, 오는 11월에는 매머드 단지급인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 5320가구가 기다리고 있어 이 지역 역시 인근 단지로 역전세난을 확산시킬 수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입주물량이 늘어날 때와 맞물려 일시적으로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교수 역시 "현재 수도권 지역 어디서든 역전세난 조짐을 보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김 소장과 한 교수 모두 무주택자들은 매매 대신 전세나 월세로 거래하길 권하며 추후 금리조정 시기까지 관망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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