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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철강 업계, 산업용 전기료 인상 ‘직격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29 16:07

30일 4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



산업용 추가인상 유력…업계, 복합 위기에 '엎친데 덮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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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평택 2라인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정부의 산업용 전기료 조정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반도체, 철강, 디스플레이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업황 부진에 더해 원자재 가격 부담까지 커진 가운데 경쟁력 약화 요인이 또 추가되는 모양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30일 올해 4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전력이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어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기업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산업용 전기료 인상 폭이다. 연료비 조정단가와 별도로 산업용 전기에만 추가적으로 요금을 받는 안을 정부가 유력하게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대용량 사업자가 워낙 많이 (전기를) 사용하고 있고 많은 혜택 받고 있다"며 "그런 쪽(기업)부터 가격 시그널을 조금 살리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데 시기나 요율 등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장관은 10대 그룹과의 간담회에서도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대용량 사용자를 중심으로 우선적인 요금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관련 설득에 나섰다.

산업계는 이에 따른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력 소비가 많은 반도체, 철강, 디스플레이 등 업종은 타격이 더 클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현대제철, LG디스플레이 등은 요금이 kWh 당 10원만 늘어도 연간 부담 금액이 수천억원 증가하는 구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용 전력을 많이 사용한 1·2위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1만8412GWh의 전력을 사용해 요금만 1조7461억원을 냈다.

문제는 이들 기업들의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주요국 긴축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경제 부진과 미국과 갈등 같은 외부 악재가 쌓이면서다. 특히 전력 다소비 업종은 원재료를 수입해 완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사업 구조를 지니고 있어 최근 같은 고금리·고환율 상황에 취약한 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부진해 4분기 어두운 터널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은 중국 업체들에 밀려 LCD 사업을 접었고, 전세계적인 수요 둔화도 걱정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포항 사업장 가동에 문제까지 생겼다.

산업계 다른 업종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전력이 지난해 국내에 산업용으로 판매한 전력량은 29만1333GWh다. 1KWh 당 요금이 10원만 올라도 3조원 가량의 부담이 생겨나는 셈이다.

기업들은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면서도 비용 부담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 요금 인상 요인이 많다는 것은 알지만 산업용 전기에 일종의 ‘패널티’를 부여하는 듯한 인상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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