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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진행된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강석훈 산은 회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26일 대우조선해양의 한화그룹 매각과 관련 "현재와 같은 경제, 시장 환경에서는 대우조선이 자력에 의한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민간 대주주 찾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관에서 진행한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대우조선의 통매각, 분리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무역량이 검증된 국내 대기업에게 투자 의향을 타진한 결과 한화그룹이 인수 의사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이날 대우조선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를 개시했고, 그 첫걸음으로 한화그룹과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가 이뤄진다면 한화그룹은 2조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49.3%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한다. 산은의 지분율은 기존 55.7%에서 28.2%로 줄어든다. 산은은 원활한 투자 유치와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채권단과 함께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스토킹호스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한화그룹은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그룹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강 회장은 "한화그룹과 논의한 결과 먼저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투자자를 결정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이번 건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한화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다면 대우조선 앞으로 2조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경영권을 확보한다"고 말했다. 산은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원, 한화시스템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이 1000억원씩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후에도 약 21년간 산은 등 채권단 관리를 받아 왔다. 산은은 2019년 현대중공업 계열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M&A) 거래를 추진했으나, 지난 1월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승인 결정으로 최종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현중과의 M&A 무산 이후 대우조선은 경영컨설팅을 실시하면서 생존을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마련했으나, 조선업의 높은 변동성 속에서 안정적인 영업활동과 미래 신산업 역량 확보를 위해서는 경영·재무 역량을 갖춘 외부 투자자 유치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 판단했다고 산은은 설명했다.
산은은 27일 경쟁입찰 공고 이후 10월 17일까지 약 3주간 입찰의향서를 접수 받고 한화그룹과 잠재투자자 모두 최대 6주간 상세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후 최종 투자자를 선정하고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로 투자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어 기업결합, 방산승인 등 거래 관련 국내외 인허가를 취득한 후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거래가 종결된다.
강 회장은 "산은은 이번 투자 유치 절차가 성공적으로 종결돼 대우조선의 재무·영업 역량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길 희망한다"며 "능력 있고 책임 있는 민간 대주주가 과감한 투자를 통해 대우조선이 미래 신선종과 기술 개발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가 국내 조선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대우조선, 정부와 협의해 향후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