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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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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스텝 밟는데 거품 낀 부동산을 왜"...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80선도 ‘와르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2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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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내 한 아파트 상가 앞에 부동산 간판이 줄줄이 세워져 있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최근 금리 추가 인상과 집값 거품 우려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80선을 내줬다. 집 살 사람은 자취를 감추고, 팔 사람만 많은 거래 절벽 현상이 더 심화된 것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80.2)보다 낮은 79.5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첫 주 조사(91.1) 이후 20주 연속 하락세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는 가파른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로 거래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한국도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가능성을 포함한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현재 주택가격이 서울은 38% 이상, 경기는 58% 이상, 지방은 19% 이상 과대평가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경연이 전국 200여개 아파트단지 적정가격과 실제 가격을 비교한 결과다.

이와 관련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국토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의 여건상 평균 10∼15% 주택가격 거품이 있었지만 주택가격 거품이 40%에 근접한 것은 지나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앞으로도 역대 최저 거래량 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매매건수는 지난 7월 642건에 그쳤다. 8월 역시 거래 신고기한이 일주일 남은 23일까지 602건에 그치고 있다. 이는 1년 전 거래량(4064건) 15%에도 못 미친다.

대통령실 이전에 국제업무지구 개발까지 ‘겹호재’가 있는 용산구는 지난달 신고 건수가 7건에 불과했다. 광진구는 8건, 관악구 11건에 그쳤다.

서울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상위에 꼽히는 노원구도 지난달 거래 건수가 38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8월(307건) 12.4% 수준이다.

이에 비해 서울 아파트 매물건수는 크게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 기준으로 매물은 22일 기준 6만830건에 달한다. 이는 1년 전(3만 7838건)과 비교하면 61%나 늘어난 수치다.

다만 일별 건수는 최근 거래 부진으로 일부 매도자들이 매물을 전월세로 전환하면서 증감이 반복되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를 권역별로 보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포함된 동북권 지수가 지난주 73.8에서 73.2로 떨어졌다. 이는 5대 권역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 뒤는 74.5에서 74.1로 떨어진 서북권이었다. 서북권에는 마포·은평·서대문구 등이 속한다.

용산·종로구 등이 있는 도심권은 지난주 75.5에서 이번 주 74.7로, 양천·영등포·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86.2에서 85.5로 떨어졌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은 85.9에서 84.9로 하락했다.

경기도(83.9)와 인천(82.2) 역시 지난주보다 지수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83.1)보다 낮은 82.3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85.6에서 금주 84.5로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도 지난주 90.0에서 이번 주 89.1로 떨어져 90선이 무너졌다.

금리 인상 여파로 보증금을 올려주기 어렵게 된 세입자들이 이사를 포기하면서 신규 전세물건이 쌓이고 있다.

여기에 집이 팔리지 않는 다주택자들이 일부 매물을 임대로 돌리면서 전월세 물건이 증가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현재 6만 1613건으로 일주일 전(5만 8918건)에 비해 4.5%, 열흘 전(5만 6240건)에 비해 9.5%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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