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닥터둠’이 파멸을 예고?…"심각한 경기침체 발생, 글로벌 증시 40% 폭락할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21 08:50
2022-09-21_083736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매우 심각한 경기침체를 전망하며 글로벌 증시의 급락을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는 짧고 얕지 않을 것이며 심각하고 길고 나쁘다(severe, long and ugly)"라며 올해 말부터 내년 한 해 동안 미국과 세계에서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급 충격과 재정난이 얼마나 심각할지에 따라 침체기간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2023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게 그의 전망이다.

루비니 교수는 또 침체 발생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평범한 경기 침체가 발생해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0% 가량 떨어질 것"이라며 "경착륙이 실제로 일어나면 지수는 40% 폭락할 수 있다"고 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루비니 교수는 경착륙 없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를 달성하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1일까지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75bp(1bp=0.01%포인트) 오르고 11월과 12월 회의에서는 각각 50bp 인상을 전망했다. 이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4.00%∼4.25%까지 오르게 된다.

그러나 루비니 교수는 임금과 서비스 산업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기 때문에 연준은 기준금리를 5%대로 더 올리는 등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촉발된 공급망 충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비용이 상승하는 반면 경기 성장은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로 인해 연준이 목표로 삼고 있는 ‘성장 침체’(growth recession)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성장 침체는 미미한 성장과 실업률 상승이 장기화되는 기간으로, 경제가 약 1.5%에서 2%의 장기적인 추세보다 더 느리게 성장하지만 침체는 피하는 것을 의미한다.

루비니 교수는 또 이번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이란 배경엔 기업과 정부 부채비율이 막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 급등으로 이자 비용이 증가해 "많은 좀비 기관, 가계, 은행, 섀도우 은행, 국가들이 파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가계와 은행들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이번엔 기업, 헤지펀드, 사모 및 신용 펀드 등이 붕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루비니 교수는 세계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정부 부채비율이 높기 때문에 경기부양 정책들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물가 상승률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부양에 나서면 수요가 과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루비니 교수는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과 글로벌 금융위기에 일어난 대규모 부채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렇듯 심각한 경기침체가 발생하고 글로벌 증시가 폭락할 것으로 전망되자 루비니 교수는 투자자들에게 "주식 비중은 가볍게 두고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플레이션으로 현금의 가치가 떨어지지만 명목적인 가치는 제로(0)에 남는 반면, 주식을 포함한 다른 자산들의 가치는 10%~30%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채권과 관련해 장기채권은 피하고 단기채권이나 물가연동국채(TIPS) 등에 눈길을 돌려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