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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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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산업계, '자원대국' 호주에 꽂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15 14:31

서방권 대표 자원부국…패권전쟁·미국 IRA 등으로 주목
현대차, 현지 '아라푸라 리소시스'와 맞손 희토류 확보
포스코그룹·LG엔솔도 잇따라 리튬 및 니켈 등 확보 투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오른쪽), 마크 맥고완 서호주 수상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국내 산업계가 ‘자원 대국’ 오스트레일리아(호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과제로 부상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원자재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자원 패권 경쟁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까지 더해졌다. IRA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부터 원재료를 조달’을 담았다. 현재 호주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상태다.

한국 산업계로선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반도체와 배터리 등 미래 동력원을 육성시키기 위해서라도 자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호주에 직·간접 투자로 에너지 등 미래 사업의 기반이 될 자원을 마련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 현대차·포스코·LG엔솔 등 호주에 ‘투자 러시’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이 원자재의 원활한 확보와 공급망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호주와 긴밀한 협력관계 만들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호주 희토류 기업 ‘아라푸라 리소시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핵심 원자재 중 하나다. 현대차는 호주산 희토류를 확보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아라푸라의 놀런스 희토류 광산에서 생산한 희토류 산화물을 2025년까지 매년 1000~1500t 구매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도 지난 6월 호주의 자원개발 기업 핸콕(Hancock)사와 ‘리튬, 니켈, 구리 등 중요 금속과 철광석 등 광산개발 및 HBI 사업 추진에 대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철광석 광산개발 및 철강원료 HBI 생산 등 철강 관련 사업에서 협력 범위를 확대해 리튬, 니켈 등 이차전지 원소재 광산개발 및 가공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도 협력 기회를 모색키로 했다. 이외에도 철광석, 리튬, 니켈 등 원료개발을 하고자 호주에 4조원 이상을 투자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지난해 호주의 배터리 원재료 생산업체인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Australian Mines, AM)’사와 니켈 가공품(MHP: Mixed hydroxide precipitate, 니켈 및 코발트 수산화 혼합물) 장기 구매계약(Offtake Agreement)를 체결하며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니켈과 코발트를 대량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4년 하반기부터 6년간 니켈 7만1000t, 코발트 7000t을 공급받게 됐다. 고성능 전기차(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가능) 기준 약 130만대 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배터리 핵심 원재료 확보 및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당해 6월 호주 니켈, 코발트 제련기업인 QPM사에 약 12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7%를 인수하며 니켈과 코발트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호주, 풍부한 자원에 우수한 사업환경 갖춰

호주는 넓은 부지에 풍부한 태양광, 풍력 자원 등이 자리한 나라다. 여기에 선진적인 법규와 제도 등 우수한 사업환경을 갖추고 있어 청정수소 개발에 최적화돼 있다.

코트라 미국 지질조사국의 조사를 토대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호주는 세계적인 핵심광물 보유국가로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대표 광물인 리튬, 니켈, 코발트의 매장량은 세계 2위며 희토류 매장량은 세계 6위 국가(2021년 기준)이다. 특히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으로 전 세계 생산량 중 55%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광물자원의 1위 공급국으로 2021년 일반광 수입 비중의 42%를 차지, 전체 광물 수입액은 187억 7577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호주 정부는 올해 3월 ‘2022년 핵심광물 전략(Critical Minerals Strategy)’을 발표, 총 26개 핵심광물 품목을 선정했다. 2030년까지 세계 핵심광물 강국으로 도약하고자 핵심광물 촉진 이니셔티브를 통해 총 2억 호주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투자를 추진하고, 국가 핵심광물 R&D센터를 설립하는 등 관련 산업의 투자 유치, 인프라 확충 및 국제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우리 정부도 호주와 협력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한·호주 핵심 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에 대해 "양국 정부가 기업인의 노력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당선인 당시 캐서린 제인 레이퍼 주한호주대사를 접견해 "자원부국인 호주와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 등 경제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코트라

▲자료제공= 코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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