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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준동 전 실장, 박주헌 교수, 장석효 전 사장, 최연혜 전 의원. |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한국가스공사 신임 사장 재공모 지원자의 체급이 달라졌다. 전직 국회의원, 공기업 사장에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료, 현 정부 인수위원회 전문위원 출신까지 다양하다. 거물급 인사들이 다수 참전한 ‘별들의 경쟁’으로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른 ‘메이저리그’로 평가된다.
첫 공모 때 최연혜 전 의원 외에 대부분 내부출신 인사들이 지원해 ‘마이너리그’로 불렸고 결국 재공모 절차를 밟게 된 것과 대조된다.
15일 가스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전날 신임 사장 재공모를 마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재공모에는 김준동 전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 장석효 전 가스공사 사장, 최연혜 전 의원 등 1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두 전 가스공사 사장직무대리(부사장), 김점수 전 가스공사 기획본부장, 김효선 한국탄소금융협회 수석부회장도 지원자 명단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최연혜 전 의원은 다시 한 번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차 공모에 참여했으나 면접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최 전 의원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당적의 20대 국회의원(비례대표 5번)을 지냈고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및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국회 입성 전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부사장을 거쳐 사장까지 역임했다.
철도공사 사장 재직(2013년 10월~2016년 3월) 시절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로 조직 효율성을 높여 공사 출범 이후 첫 영업흑자를 냈으며, 알짜 자회사로 평가됐던 코레일공항철도 매각도 추진한 인물이다.
김준동 전 실장도 응모했다. 통상 유관부처 전직 고위관료 출신의 경우 내정되지 않고는 대체로 공모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의 지원에 눈길이 쏠렸다.
그는 경북 의성 출신인 김 전 실장은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을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0년까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을 지냈다.
박주헌 교수의 지원도 관심을 모은다. 박 교수는 윤석열 정부 인수위 경제2분과 전문위원으로 임명돼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 설계에 참여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4월부터 2018년 4월까지 3년 간 에너지경제연구원 제11대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 민간위원, 한국석유공사 이사회 의장,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위원회 위원, 전력수급계획 자문위원 등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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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옥 전경. |
공사 내부 출신도 대거 재공모에 합류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로는 장석효 전 사장이다.
장 전 사장은 1983년 가스공사에 입사해 오랜 시간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업무를 관장해 온 인물이다. 2011~2013년 통영예선(주) 사장을 거쳐 2013년 7월 가스공사 사장으로 전격 발탁됐으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015년 1월 물러났다.
장 전 사장은 본지에 "현재 가스공사는 LNG 직도입 확대와 경쟁 가속화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는 축소되고 해외사업은 정체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해 미래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 차원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동절기 수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해외 판매자 및 구매자들과의 유기적인 협력관계 회복이 절실히 필요한 가스공사의 안타까운 현 상황과 미래를 외면할 수 없어 사장 공모에 지원하게 됐다"고 전해 왔다.
장 전 사장은 현재 한국LNG해운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김점수 전 본부장도 1차 공모에 이어 다시 지원했다.
김 전 본부장은 현재 대구가톨릭대 산학협력단 교수로 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국민소통위원회 위원장, 국가인프라정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앞서 대구광역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했으나 예비경선 과정에서 자진사퇴한 바 있다.
가스공사 재직 시 경영전략실장, 법무실장, 기획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코리아LNG 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약 3억 달러 규모의 배당수익을 실현하면서 국내 천연가스 요금 인하에 적극 기여한 바 있다.
김효선 수석부회장도 지원했다.
그는 지난 17대 가스공사 사장 공모에도 나선 바 있다. 가스공사 책임연구원을 거쳐 북극이사회 지속가능개발 워킹그룹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국제기구 경험을 살려 에너지-기후안보 강화 및 그린에너지 생태계 조성할 여성 리더로 평가된다. 그동안 ESG 금융, 탄소금융, 자원개발, 가스-해운-선박 밸류체인의 건전한 생태계조성에 있어서 전문성을 발휘해 왔다.
최근에는 민간주도 최초 탄소펀드 조성을 성공시키며 탄소중립 실현을 선도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국제에너지경제학회 회원/한국환경경제학회 이사, 한-이집트-이스라엘 그린스타업 육성을 위한 워킹그룹 좌장, 국제가스연맹(IGU) 지속가능분과/LNG 분과 전문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 중이다.
김영두 전 가스공사 사장직무대리(부사장)도 눈에 띈다. 김 전 부사장은 전주고, 전북대를 나와 1983년 공채 1기로 가스공사에 입사해 건설사업처장, 기술기획실장, 지원본부장, 한-우즈벡 합작법인 부사장 등을 지냈다.
신임 사장은 16일 서류심사, 23일 면접심사 후 다음달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사와 공사 주주총회 및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제청 등 절차를 거쳐 늦어도 오는 11월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youn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