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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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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CPI 충격] 9월 FOMC에서 100bp 금리인상 가능성…"증시 6월 저점 깰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1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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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앞으로 더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심지어 당장 이달부터 기준금리가 한꺼번에 1%포인트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증시는 지난 6월에 기록했던 저점을 다시 깰 수 있다는 의견마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자기수(CPI)의 전년 동기대비 상승률이 8.3%로 나타나면서 시장 전망치인 8.0%를 웃돌았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전년 동기대비, 전월대비 각각 6.3%, 0.6% 오른 것이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시장은 각각 6.0%, 0.3% 상승을 예상했었다.

연준은 물가 추이를 확인하기 위해 근원 CPI를 더욱 참고하는데 이 지표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7월에 하락하다가 8월에 다시 올랐던 것은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 전반에 오래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발표된 7월 근원 CPI 전월대비 상승률은 0.3%로 나왔는데 이는 6월의 0.7%에서 낮아진 것이다. 내려갔던 물가 상승률이 다시 오른 셈이다.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별도로 공개한 인플레이션 보조지표도 주목을 받는다.

이날 애틀랜타 연은이 공개한 8월 ‘비탄력적 소비자물가지수’(sticky CPI)는 작년 동기대비 6.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40년래 최대 상승 폭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비탄력적 CPI는 CPI 중 가격변동이 크지 않은 상품과 서비스의 물가 지수를 의미한다. 변동성이 작은 만큼 한번 가격이 상승하면 하락이 쉽지 않아 전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클리블랜드 연은이 발표한 8월 중앙값 CPI(median CPI) 또한 작년 동기대비 6.7%로 나타났는데 이는 1983년 집계 이후 최대 상승폭이라고 블룸버그가 지적했다. 중앙값 CPI는 지출 품목 중 50번째 백분위 수에 있는 품목의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상승률과 하락률이 높은 품목을 제외한 인플레이션 추이를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확정적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선물시장의 투자자들은 8월 CPI 발표 이후 50bp 인상 가능성을 하루 전인 9.0%에서 0%로 예상했다. 대신 100bp 인상 확률이 기존 0%에서 38%로 치솟았고 75bp 인상 확률은 91.0%에서 62.0%로 내려갔다.

이와 관련해 노무라증권은 "고착화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며 9월에 금리가 100bp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재무장관을 지냈던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금리가 4%까지 인상되지 않고서는 (인플레이션이) 관리될 수 있는 실질적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9월에 100bp와 50bp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100bp를 선택해 신뢰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트윗했다.

실제로 9월 FOMC를 넘어 연준이 이번 금리인상기에서 최종적으로 도달할 금리 수준에 대한 관측도 상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8월 CPI 발표 후 올 연말 금리가 3.75%∼4%에 이를 것이란 확률이 68%에서 12.6%로 급감한 반면 기준금리가 4%∼4.25%와 4.25%∼4.5%에 도달할 확률은 각각 23.4%→38.4%, 2.0%→37.6%로 급등했다.

웰스파고의 제이 브라이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음주 FOMC에서 75bp"며 "11월에는 50bp로 내려갈 것으로 생각했었지만 지금 시점으로 봤을 땐 11월에도 75bp 가능성이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처럼 금리를 급격히 인상한다는 것은 결국 미국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글로벌 증시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9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3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16% 각각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향후 증시가 지난 6월의 저점을 다시 깰 수 있다고 전망한다.

UBS의 아트 캐신은 "6월 저점이 다시 한 번 시험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스크리버설 어드바이저의 댄 네이선도 "향후 몇 개월 이내 증시가 6월 저점을 다시 시험할 것"이라며 "오늘 같은 날 주식을 매수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와 반대된 전망도 제기됐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최고 글로벌 전략가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CPI가 예상을 웃돈 것에 시장은 과잉반응하고 있다"며 "중요한 점은 경제가 식어가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실질적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추이가 확실히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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