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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LG화학서 분사 2년…'친환경-동맹' 두 날개로 고공비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13 15:50

2025년까지 제조 시설 RE100 달성…탄소중립 ‘속도’



車제조사와 합종연횡 활발…GM·스텔란티스·혼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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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배터리 팩을 살펴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친환경’과 ‘동맹’이라는 두 날개를 활용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으로부터 분사를 결정한 지 약 2년이 지난 가운데 친환경 기술력을 강화하고 자동차 제조사들과 협력 관계를 다지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배터리 기업 최초로 ‘RE100’ 가입을 선언한 뒤 고객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이다. 전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가치가 높아진 만큼 B2B 사업을 펼치는 LG엔솔 입장에서는 이를 무기로 삼은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LG엔솔은 RE100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공개한 상태다. 우선 2025년 전세계 생산시설을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올해 말에는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60% 이상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LG엔솔은 2030년까지 비생산시설도 RE100 달성을 완료하기로 했다. 이후 2040년까지 사용하는 모든 전기 및 연료, 가스 사용으로 발생하는 탄소의 제로화를 달성한다. 2050년부터는 원재료(광산)부터 배터리 생산까지 이르는 모든 밸류 체인의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업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지닌 LG엔솔이 친환경 경쟁력까지 갖추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BMW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RE100 가입 선언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가 RE100을 달성하려면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100%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만드는 게 유리하다.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수혈한 뒤 글로벌 기업들과 합종연횡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는 점도 LG엔솔 독립 2주년의 주요 성과다.

최근에는 일본 혼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한국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기업이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역시 배터리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LG엔솔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양사는 44억달러(약 5조1000억원)를 투자해 미국에서 40GWh 규모의 배터리를 만들 계획이다.

이는 LG엔솔이 북미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곳으로 꼽힌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1년 64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453GWh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연 평균 성장률은 63% 수준이다. LG엔솔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과도 동맹을 맺고 미국에 합작공장을 여러 개 짓고 있다. 미국 포드와는 폴란드 공장 증설을 통해 배터리 공급량을 늘리는 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의 관계도 돈독하다. 아이오닉 5 등 주요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동시에 인도네시아에는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LG엔솔 등은 최근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 투자 자금 7억1000만달러를 확보하기도 했다. 차입 기간은 총 10년이며, 합작사는 해외 금융기관 5곳으로부터 사업 진행단계에 따라 순차적으로 자금을 인출하게 된다. 합작공장은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오는 2024년 상반기에는 배터리셀 양산에 들어가게 된다.

LG엔솔은 지난 2020년 9월 LG화학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며 2024년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회사의 투자 계획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수치는 충분히 초과달성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LG엔솔의 매출액을 22조원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변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될 전망이다. 현지에서 생산된 배터리에 보조금 혜택을 주겠다는 게 법안의 골자다. 표면적으로는 현지에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보해 둔 LG엔솔에 호재로 인식된다. 다만 여러 측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기업 차원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수급에 있어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엔솔) 분사 이후 SK와 소모적인 소송전을 끝내고 역량 확보에 집중하며 몸집을 잘 키워온 상황"이라며 "최대 경쟁사인 CATL이 중국 외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어 이에 대한 견제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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