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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현지 시각)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을 찾아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12일 재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맞아 멕시코로 향한 이 부회장은 9~10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각각 찾았다. 이 부회장이 케레타로 가전공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멕시코 케레타로 공장에서 미주 지역에 공급할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티후아나에는 TV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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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현지 시각) 삼성전자 멕시코 케레타로 세탁기 생산 공장을 찾아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직원들을 위로하면서 멕시코의 ‘워킹맘’들이 육아와 업무를 어떻게 병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또 구내식당에서 떡만둣국과 비빔밥을 배식받아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고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이 부회장은 이에 앞서 8일에는 멕시코 소재 하만 공장을 방문해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그는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고객들과 동료 직원들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는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금은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미래를 개척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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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 시각)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대통령궁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게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지원을 요청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 부회장은 멕시코에 이어 파나마와 영국을 차례로 방문해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인해 영국 방문 일정은 유동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설, 추석 등 연휴 기간에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미팅을 하거나 해외 사업을 점검해왔다. 2020년 설에 브라질, 2019년 추석에 사우디아라비아, 2019년 설에 중국 등을 각각 방문했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번 추석 연휴 현장 경영은 이 부회장에게 보다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8·15 사면으로 취업제한이라는 ‘족쇄’를 풀었고 대규모 인수합병(M&A) 작업의 밑그림을 일정 수준 그려야할 시점이 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추석 연휴를 활용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예측과 그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길에서 영국의 반도체 설계 업체 ARM 인수 가능성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중순 유엔 총회 기간에는 부산엑스포 홍보 차원에서 미국을 방문해 현지 인수 후보 기업들을 둘러볼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들을 종합할 때 연내에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는 게 유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외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내부 결속을 다진 뒤 ‘뉴삼성’ 구상을 새롭게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M&A 추진 사실을 일부 공개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을 마찬 뒤 돌아오면 삼성의 M&A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된 배경이다.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할 경우 삼성은 ‘신경영선언’에 버금가는 이벤트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경영선언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고 언급하며 변화를 주문했던 혁신안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삼성전자 기흥·화성캠퍼스, 24일 서울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30일 서울 잠실 삼성SDS 등을 방문해 직원들과 소통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