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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프리티 더비’ 국내 이용자들이 게임사 측의 운영 방침에 반발하는 항의 문구 현수막을 붙인 마차가 지난달 29일 오전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설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인기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우마무스메)의 운영 방식을 두고 불만을 품은 유저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게임을 넘어 카카오게임즈의 이름 값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임에 대한 불만은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를 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우마무스메’가 회사의 자체 개발작이 아닌 만큼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우마무스메’ 유저 시위에도…카카오게임즈 ‘묵묵부답’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우마무스메’ 유저들은 마차를 동원해 게임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환불 소송까지 거론된다. 한때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던 이 게임은 이날 기준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기 게임이 구설에 오르자 카카오게임즈 주가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날 오전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전일대비 3.98% 하락한 5만700원으로, 논란이 본격화된 지난달 중순 이후 주가가 15% 가까이 하락했다. ‘우마무스메’의 매출 기여도가 높고 카카오게임즈 대표 히트작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게임에서 비롯된 부정적인 영향이 회사에까지 미쳤다는 평가다.
상황이 이런데도 카카오게임즈의 대응은 소극적이다. 논란이 촉발된 후 첫 사과(24일)가 나오기까지 일주일 넘게 걸렸고, 이후로도 뚜렷한 개선책을 제시하지 않아 공분을 샀다. 이 때문에 카카오게임즈를 향한 비난의 화살은 더 거세졌고, 이용자들은 게임 운영진이 이용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전작 운영은 안 그랬는데…개발사 눈치 보나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셔의 함정’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우마무스메’가 카카오게임즈 자체 개발작이 아닌 만큼, 이용자 반응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통상 국내 게임사가 일본 등 해외 게임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할 경우 세부 방침에 대해서는 개발사의 허가 등 조율을 거쳐야 한다. 운영 방침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확인 과정을 거치는 등 콧대 높은 개발사라면 퍼블리셔의 권한은 한없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일부 ‘우마무스메’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정작 우리가 화를 내야 할 대상은 카카오게임즈가 아니라 개발사 사이게임즈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이와 관련해서도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과거 카카오게임즈가 여타 다른 게임에 있어서는 논란이 생겼을 때 비교적 능숙하게 대처해왔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대표적인 비교 사례가 ‘가디언테일즈’(개발사 콩스튜디오)다. 가디언테일즈는 역시 지난 2020년 운영 미숙 등을 이유로 이용자들이 크게 반발했고, 당시 카카오게임즈의 해명과 사과는 논란 직후 모두 사흘 내에 이루어졌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간담회 개최는 물론이고 실무 담당자 교체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며 사태를 수습하는 데 만전을 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서로 다르면 아무래도 자체 개발작보다는 이용자 반응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라며 "게임성 자체에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적절한 대응책이 나오면 ‘우마무스메’가 다시 반등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