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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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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전력수급 비상…정부, 예비율 10년 만 최저 전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6.30 16:36

활용 가능 발전소 총동원, 예비전력 확보…석탄발전 풀가동에신한울 1호기 조기 가동도 검토



"가정-상업시설 적정 실내온도 준수해야"…공공기관 에너지 사용 실태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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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올 여름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에너지대란 속 벌써부터 대정전(불랙아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2013년 8월 이후 한번도 없었던 전력수급 비상경보가 9년 만에 발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여름은 전력 성수기로 수급관리가 어려운 ‘전력 보릿고개’로 불리지만 올 여름은 여느 때와 다르다.

실제로 정부가 올 여름 전력 수요 피크 때 최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예비 전력량 비율을 10년 만에 가장 낮게 잡았다.

특히 정부는 전력 수급 비상 상황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전력 공급을 돌아가며 강제로 끊는 순환정전 또는 제한송전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국내에서 제한송전 조치는 2011년 대정전 사태 때 실시됐다.

정부는 전력 수급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발전기를 총동원, 풀가동하는 한편 기업 휴가 분산 요청 등 민간에까지 협조를 당부했다.

정부는 30일 제2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심의·확정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혔다.

정부는 올 여름 전력 최대 수요 시기를 8월 둘째 주로 전망했다.

올 여름은 평년보다 더 더울 것으로 예상돼 최대 전력 수요가 91.7~95.7GW에 달해 지난해(91.1GW·7월 27일 기준)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일 전력 공급능력의 경우 원전 가동이 증가했으나 노후 석탄발전 폐지 및 정비 등의 영향으로 100.9GW 수준을 보여 지난해(100.7GW)와 유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비율은 최저 5.4%, 예비력은 최저 5.2GW로 최근 여름철 실적 대비 가장 낮을 것으로 봤다.

정부의 예상대로라면 이는 2012년 8월 이후 역대 제일 낮은 예비율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력은 2013년 8월 이후 9년만에 역대 최저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2012년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실적치를 보면 2012년 8월 6일의 예비율은 3.8%, 예비력은 2.7GW로 가장 낮았다. 이어서 2013년 8월 19일이 예비율은 6.4%, 예비력은 4.7GW를 기록해 두 번째로 낮았다"고 밝혔다.

이미 6월 최대 전력량은 역대 신기록을 기록했다. 6월 월평균 최대전력은 지난 29일 기준 71.4GW였다. 지난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6월 평균 최대전력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처음 70GW를 넘어섰다. 그간 역대 6월 평곤 최대전력은 지난해 6월 68.8GW였다. 월평균 최대전력 6월 데이터는 지난 2003년부터 집계됐다.

올해 6월 하루 평균 최대전력량이 이처럼 높아지면서 전력 공급 예비율도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력 계통상 전력공급 여유 지표인 전력 공급 예비율이 지난 23일 6월 중으로는 이례적으로 한 자릿수(9.5%)를 보였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와 27일부터 30일까지 공급 예비율이 11∼12%대를 기록했다. 올해 6월 공급 예비율이 대체로 20∼30%대를 보였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지난 21∼23일과 27일∼30일에는 하루 최대전력이 각각 한여름 하루 최대전력 수준인 80GW를 넘어섰다.

□ 여름철 전력 수급 전망 (단위: GW, %)

구분
 지난해 실적(‘21.7.27 18시) 2022년 전망(’22.8월 2주) 지난해 대비
공급능력 100.7 100.9 +0.2
최대전력 91.1 91.7 ~ 95.7 +0.6 ~ +4.6
예비력 9.6 5.2 ~ 9.2 △4.4 ~ △0.4
예비율 10.5 5.4 ~ 10.0 △5.1%p ~ △0.5%p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정부는 이에 따라 전력수요가 급증해도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도록 9.2GW 수준의 추가 예비 자원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가용할 수 있는 노후석탄화력발전기와 안전 점검 대상인 원전 등까지 모두 동원, 예비 전력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평상시에는 가동하지 않고 예비력이 일정 기준 이하로 하락하면 동원한다.

정부는 당초 오는 9월 30일로 연기된 신규 원전 신한울 1호기의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정비를 이유로 5년 이상 가동이 멈춰 있는 한빛 4호 가동 문제의 조속한 매듭 필요성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연료 수급난에 대비해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용 연료의 여름철 필요 물량을 사전에 확보했다.

정부는 공공 부문 수요 관리를 위해 280개 공공기관의 실내 적정온도 준수 여부 및 조명 부분 소등 등 에너지 사용 실태도 점검하고, 전력 수급 위기 시 냉방기 순차운휴 등 절전에 동참하도록 할 계획이다.

발전·송배전 설비 및 태풍 등 재난에 취약한 설비를 사전점검했고 전력 유관기관과는 전력수급상황실도 상시 운영한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올여름 수급 상황이 예년에 비해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공공기관뿐 아니라 가정과 사업장 등 국민적 에너지 절약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계의 경우 8월 둘째 주 전후로 휴가를 분산하고, 가정과 상업시설에서는 적정 실내온도 26도를 준수하는 등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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