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 개딸’에 이재명까지 ‘절레절레’…전대 투표권도 ‘빨간 불’, 배제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면서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자신의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을 둘러싼 논란에 결국 ‘자제’를 당부했다.

당내에서도 개딸들의 전당대회 참여가 일부 제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모양새다.

이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사실에 기초한 토론과 비판 설득을 넘어 ‘이재명 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계양 보궐선거에서 ‘이재명 지지’ 옷을 입고 행인들에게 행패를 부리다 고발된 신종 흑색선전 수법이 나타났는데, 이것만 보아도 비호감 지지활동이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됨을 알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동의와 지지를 확대해 가는 과정’이라는 면에서 네거티브 방식은 효율적이지도 못하다"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입장이 다르면 존중하고 문제점은 정중하게 합리적으로 지적하며,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공감을 확대할 것"이라며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운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국민은 지지자들을 통해 정치인을 본다"며 "이재명의 동료들은 이재명다움을 더 많은 영역에서 더욱 더 많이 보여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국회 첫 출근길에 늘어선 지지자들의 화환에도 "보내주신 화환은 매우 감사했다"면서도 "앞으로는 좋은 정치인들에게 후원을 더 해 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며 사양의 뜻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의 권리당원을 한명이라도 더 늘리고 민주당의 가치를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리는 것이 여러분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는 더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라며 "깨어 있는 동료 여러분과 함께 억압의 힘이 아니라 긍정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날 이 의원 글은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우상호 의원이 전대 룰 변경을 통해 개딸들의 참여를 확대할 가능성에 선을 그은 가운데 나왔다.

우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재선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뒤 "룰은 유불리와 관련한 게 많다"며 "주자 간 합의를 하거나, 당 구성원의 60∼70% 가까운 분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경우에만 룰을 변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주자들은 아마도 유불리를 판단해서 (주장)할 텐데, 누구는 찬성하고 누구는 반대하면 못 한다"며 "없는 룰을 새로 만드는 건 할 수 있는데, 있는 룰의 유불리가 너무 드러난 건 바꿀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친명계와 친문계를 중심으로 ‘룰의 전쟁’이 이어지는 현 상황에 사실상 변경이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류였던 친문계는 대체로 현행 유지 입장인 반면, 친명계는 당의 변화에 맞춰 룰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당규는 최소한 6개월 전까지 입당한 권리당원에게 투표권을 주게 돼 있다. 이를 적용하면 3·9 대선을 전후해 입당한 친명 성향 개딸들은 투표권을 얻을 수 없다.

또 민주당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 비율로 가중치를 매긴다. 가장 비중이 큰 대의원은 현역 의원을 비롯한 지역위원장이 임명하게 돼 있다. 현재 당내에서는 친문계 의원이 수적 우세를 점한 만큼 대의원들 성향도 유사할 가능성이 크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개딸들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들어진다면, 친명계로서는 비교적 온건한 투표층으로 외연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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