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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EV)를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현지에서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만큼 직접 ‘현장 경영’에 나서며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13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뉴욕오토쇼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올해 들어서만 3번째 미국행이다. 그는 지난 1월 ‘CES 2022’에 참석해 그룹의 미래 비전을 직접 발표한 바 있다. 이어 2월에도 미국을 방문해 북미 시장 동향 등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뉴욕오토쇼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사들의 전동화 전환 현황과 현대차그룹의 사업 역량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오토쇼는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과 작년 취소됐다가 3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행사에서 SUV와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운다. 국내외에서 인기가 많은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와 기아 신형 텔루라이드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기아의 신형 니로 전기차도 데뷔무대를 갖는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11월 열린 LA오토쇼에서도 대형 전기 SUV ‘세븐’, EV6 후속 모델 ‘콘셉트 EV9’ 등을 소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대형 신차’를 미국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북미 시장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해외 모터쇼를 찾는 게 3년여 만이라는 점도 부각된다. 가장 최근 일정은 정 회장이 그룹 수석부회장이던 2019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참관한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연간 최다 판매 기록(148만 9118대)을 달성했다. 1986년 현지 진출 이후 35년만에 처음으로 일본 혼다를 넘어섰다. 브랜드별 순위로는 5위다. 현대차·기아는 반도체 수급난이 심각한 올해 1분기에도 32만 2593대의 자동차를 팔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같은 시기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또 한 번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이 같은 성과의 일등공신은 SUV와 전기차다. 작년 현대차·기아의 전체 미국 판매에서 SUV를 주축으로 한 레저용차량(RV) 비중은 각각 64.7%, 63.9%였다. 현대차의 지난 1분기 소매 판매는 작년 동기와 비교해 1.4% 늘었는데, 이중 전기차 판매량은 241% 급증했다. 기아 역시 EV6 등의 인기에 힘입어 1분기 전기차 판매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북미에서 현대차·기아 차량들이 다양한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다는 점은 그룹 입장에서 호재다. 아이오닉 5는 최근 미국 ’히스패닉 모터 프레스 어워드‘(HMPA)에서 ’2022년 올해의 전기차‘로 선정됐다. 현대차는 캐나다 자동차 전문지 오토가이드가 주관한 ’2022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중 가장 많은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밖에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켈리블루북이 선정한 ’2022년 최고의 패밀리카‘에도 현대차의 2개 차종이 이름을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온라인판 기사에서 아이오닉 5의 상품성을 극찬하며 "현대차는 전기차 산업의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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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5. |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 정 회장이 미국을 찾은 만큼 현대차의 구체적인 현지 투자 계획도 윤곽을 드러낼 수 있다고 본다. 현대차는 미국에 2025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2030년까지 판매하는 자동차의 절반을 친환경차로 만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관전 포인트는 정 회장이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시설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준비할 지다. 현대차는 현재 내수·수출용 전기차 대부분을 국내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전기차 생산이 공식적으로 예정된 곳은 이제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인도네시아 공장 뿐이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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