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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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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웹 3.0, 우리에게 닥친 새로운 세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2.03 10:14

김한성 한국은행 전산정보국 자문역



김한성 한은 전문역

▲김한성 한국은행 전산정보국 자문역



새해도 벌써 한달이 훌쩍 지났지만 오늘의 하루는 여전히 어제의 하루이다. 새날이 쌓여 가지만 집 밖으로 나서기는 점점 어색해지고 세상을 통하는 문은 좁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따금씩 낯선 이국땅을 달리는 밤 기차에서 넋을 놓고 있다가 갑자기 몰려오는 그런 공포를 느낀다. 여기가 어디지, 어디로 가고 있지, 그리고 어디서 내려야하는지 ...

지금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궁금하다. 지난 30년을 되돌아보자. 우리의 일상을 극적으로 변화시킨 추동을 찾는다면 정보기술, 즉 인터넷의 발전을 꼽지 않을 수 없다.

1989년 팀 버너스-리가 창안해 낸 월드와이드웹(www)을 통하여 대중화된 인터넷(Web 1.0, 1991~2004)을 처음 접하면서 종이신문으로 국내 뉴스만 읽다가 느린 속도이지만 파이낸셜타임즈(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해외 뉴스 홈페이지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일상을 뛰어넘어 더 많은 사람과 직접 연락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고립되지 않고 사람, 세상과 연결되어 갔다.

그리고 10년이 지나면서 웹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터넷 기반 비즈니스가 급성장하면서 이른바 닷컴 버블을 경험하였고, 여기서 살아남은 업체와 새로 등장하는 업체들을 분류하고 분석하면서 만들어진 개념인 웹 2.0(Web 2.0)이 2005년부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트위터를 통하여 140자 이내 나의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 공유하고, 페이스북에서 잊혔던 사람을 소환하며, 새로운 사람과 접촉하면서 ‘좋아요’로 참여하고, 유튜브에 업로드된 관심 분야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면서 특정 이해를 같이하는 집단적 지성도 만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지금, 웹 3.0(Web 3.0)이라 불리우는 새로운 인터넷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웹 3.0은 현재 진행형(1999년 개념, 2006년 용어, 2009년 기술)으로 그 구체적인 모습이 진화하고 있지만, 웹 1.0과 웹 2.0과는 다른 특징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인터넷을 통한 정보와 컨텐츠 관점에서 볼 때, 웹 1.0이 PC 기반의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뉴스, 게시판, 이메일에 접근하여 정보 읽기에 집중한 시기라면, 웹 2.0은 스마트폰 기반으로 컨텐츠 읽기에 머물지 않고 트윗, 블로그, 위키 등 컨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면서 정보 쓰기가 활발한 시기이다. 이에 비해 웹 3.0은 PC 또는 스마트폰에 제약되지 않고 모든 기기에서 정보를 읽고, 쓰는 것은 물론 마이데이터, NFT, 도메인계정(ENS) 처럼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직접 소유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특히 웹 3.0에서는 컴퓨터 네트워크가 탈중앙화되고 데이터의 처리와 보관도 더욱 분산화되어 가고 있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가운데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계적 접속, 읽기, 쓰기가 활발해지면서 종전에 사람과 사람간 연결, 사람과 사물간 연결에서 사물과 사물간 연결이 늘어나고 있다. 즉, 다양한 금융, 의료, 행정서비스가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로 빠르게 바뀌어지고, 일부 서비스에서는 사용자인 인간 또한 로봇으로 대체되어 질 것이다.

인터넷이 가리키는 세상의 주역은 웹 1.0에서 회사조직(company)이었다면 웹 2.0에서는 커뮤니티(community), 그리고 웹3.0에서 개인(individual)으로 미시적 분화가 진행되고 있다. 제3자인 중개인이 배제되고 개인과 개인간 거래(peer-to-peer transaction)가 늘어날 수 있다. 지금보다 개인은 익명화되고 보호되면서 존재감이 두드러지겠으나 스스로 짊어져야 할 책임 또한 더 커지는 시대가 될 것이다. 적어도 웹 3.0의 기반기술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

미래의 세상은 여전히 오늘의 세상이다. 이제는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기 위해 창문을 기웃거릴 일은 없다. 고개를 숙여 손안에 든 스마트폰 액정을 들여다 보면 족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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