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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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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분양시장, 비대면 마케팅 가속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12 15:52

실물 견본주택은 공간 제약·비용 부담 등 한계

사이버 견본주택·영상 제작 등 비대면 전환↑

"포스트코로나시대에도 비대면 방식 확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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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가 제공하는 3D 가상도시 체험 서비스 화면. LH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내 집 마련을 꿈꾸고 있는 이 모씨는 지난 주말 집에서 비대면으로 3기 신도시에 조성될 아파트 단지를 구경했다. 내가 거주하고 싶은 아파트 동·층수까지 설정해 일조량과 조망권 등도 볼 수 있었다. 이 씨는 "3D로 현실감 있게 볼 수 있어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창궐 이후 주택 분양시장에서 비대면 마케팅이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3D 기술이나 VR(가상현실·Virtual Reality) 등을 활용한 비대면 체험 서비스가 분양시장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대면 방식에 비해 비용 절감 효과가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집에서 편하게 분양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오프라인 활동 보다 비대면 방식을 적용한 마케팅 형태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는 사이버 견본주택 활성화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대다수 건설사들이 견본주택 방문객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실물 견본주택을 없애고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전환을 택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실물 견본주택은 부지가 한정적인 탓에 모든 유닛을 다 선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사이버 견본주택은 공간 제약이 없어 방문객들이 모든 평형대의 유형을 관람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비대면 마케팅 확산 흐름에 맞춰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건설사나 분양업체도 더 늘어나고 있고 영상에 투입되는 직원들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건설사뿐만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비대면으로 가상도시 체험 서비스를 도입했다. LH는 지난해 11월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가상도시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남양주 왕숙2를 시작으로 이달부터 하남교산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입주 예정자들은 단지별 일조량과 조망권을 확인할 수 있고 통학 거리 등 경로까지 미리 계산해볼 수 있다. LH 측은 "올해 상반기까지 3기 신도시 전체에 대한 3D 공간정보를 구축해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여전히 실물 견본주택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많다. 계약을 앞둔 수요자들은 실물 견본주택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비율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계약할 집을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 사려니 불안하다. 수억원짜리 집을 온라인으로만 보고 사는 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비용, 공간 마련 등이 부담이지만 계약 예정자 수요 때문이라도 실물 견본주택을 지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견본주택을 지으려면 약 500평 정도의 부지가 필요한데 서울 등 대도시에는 견본주택을 지을 만한 부지가 많지 않다"며 "도심 외곽에 지으면 방문객들 입장에서 교통이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실물 견본주택과 관련해서 많은 건설사들이 고민이 크다"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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