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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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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독일공장 화재로 장비 수급 차질…공장증설 나선 삼성·TSMC '비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10 15:16

화재여파로 EUV 노광장비 부품 생산에 타격



올해 40여대 인도계획 어려울 듯…반도체 공급난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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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극자외선 노광장비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ASML 독일 베를린 공장 화재로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파운드리 업체인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SML측은 EUV 고객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해당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 인텔에 이어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까지 줄을 선 상황이라 생산 차질에 따른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지난 3일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EUV 노광장비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음을 공식화했다. ASML 베를린 공장에서는 EUV 노광 장비에 탑재될 부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해당 공정 일부 시설은 가동을 중단했다.

회사 측은 "EUV 노광장비 시스템 모듈인 ‘웨이퍼 클램프’ 생산 영역 일부에 영향을 미쳤다"며 "EUV 고객에게 미칠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파운드리 업계는 EUV 노광장비 생산 차질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10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을 두고 경쟁을 펼치는 TSMC와 삼성전자는 수급 불안정이 현실화할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해당 장비는 전 세계에서 ASML이 독점 생산한다.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지만 지난해 공급량은 31대에 불과하다.

파운드리 업체가 초미세화 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회로를 얇게 새길 수 있는 EUV 노광장비가 필수적이라 한대에 최고 2000억원을 넘어가는 가격에도 업체들은 앞다투어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게다가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비 수급에까지 번지는 양상이어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파운드리 업계로서는 장비 수급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SML은 올해 EUV 노광장비 40여 대를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마저도 지연될 수 있다. 현재 18개월 가량으로 알려진 장비 인도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EUV 노광장비는 TSMC가 50여대, 삼성전자가 10대 가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보다 턱없이 적은 장비를 갖춘 삼성전자로선 추격이 지연될 우려가 커졌다.

반도체 수급난을 악화하면서 시장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블룸버그는 와카스기 마사히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가를 인용해 "ASML이 노광장비 시장에서 84% 점유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화재로 인해 출하량이 10% 감소했다면 일시적으로 해당 장비 공급을 약 8.4% 줄일 수 있다"며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서스퀘하나파이낸셜그룹에 따르면 반도체 주문 후 인도 시점까지 간격을 뜻하는 리드타임은 지난해 12월 25.8주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6일가량 지연된 기간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업체들은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선 상황"이라며 "장비 수급이 불안정할 경우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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