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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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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구긴 美 GM...도요타에 ‘안방’ 뺏기고 포드에 밀리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0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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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 본사(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자동차 시장의 절대 강자인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 ‘안방’으로 불리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GM이 판매량 1위를 일본 도요타에 내줬기 때문이다. 지난 1931년 경쟁사 포드로부터 1위 자리를 빼앗은 뒤 90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도요타 외에도 비(非)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엎친데 덮친 격 최근엔 GM의 시가총액이 5년 여만에 포드한테 추월을 당했는데 그 격차는 더욱 벌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GM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221만 8000대로 도요타의 233만 2000대에 밀렸다. GM의 2021년 판매 실적이 전년에 비해 13% 줄어들었고 심지어 지난 4분기엔 43% 급감했다.

GM 측은 반도체 칩 공급 부족이 그 원인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여러 차례 공장 가동을 멈춘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GM은 이익 극대화에 집중했다며 반도체 공급이 갈수록 호전되고 있어 올해에는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잘 대처한 도요타는 연간 판매량이 10% 가량 성장했다. 이로써 도요타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시장 판매량 1위에 오른 외국 자동차 기업이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도요타의 성장을 이끈 차종은 코롤라와 캠리 등으로 전해졌다. 미국 시장에서 코롤라 판매량은 5%, 캠리 판매량은 6.5% 각각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도요타의 미국 영업담당 수석 부사장인 잭 홀리스는 기자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1위를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나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작년 판매 성과를 어떤 형태의 광고로 활용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도요타를 제외한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미국 시장에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보다 19% 증가한 73만 8000대를 팔았다.

현대차 아메리카의 랜디 파커 영업담당 부사장은 현대차가 도요타를 비롯한 다른 회사들과 비슷한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 해 말에는 재고가 소진됐다고 말했다. 파커는 "온라인 판매가 더 활성화됐으며 사전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가 어려운 해에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본 혼다 자동차도 연간 판매량이 8.9% 성장해 좋은 실적을 냈고 마즈다, 폭스바겐, BMW가 미국에서 우수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리서치회사 콕스오토모티브가 추정했다.

콕스오토모티브 집계 결과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팔린 신차는 모두 1490만 대로 2020년보다 2.5%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전 5년 평균치인 1730만 대를 크게 밑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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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F-150 트럭(사진=AFP/연합)

이렇듯 미국 시장에서 GM의 판매량이 기타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GM의 기업 가치 또한 위협받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포드 주가가 20.7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포드의 시총은 830억 달러를 기록하게 됐는데 당시 시총 829억 달러인 GM을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이다. 2016년 9월 이후 5년여 만이다.

그 이후 포드 주가는 더욱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지난 4일 포드는 24.31달러까지 오르면서 5거래일 만에 주가가 17% 가량 급등했다. 그 결과 포드의 몸집은 971억 4000달러로 불어나 GM과의 시총 격차가 17억 달러로 늘어났다.

지난해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뒤 전기차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드는 2025년까지 전기차 사업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고 2030년까지 신차 판매 중 40%가 전기차로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2023년까지 전기차 생산능력을 연간 6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포드는 전기차 사업에서 지금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포드가 사전 예약을 실시한 전기 픽업트럭 F-150에는 6개월 만에 20만 대 넘는 주문 신청이 몰리자 지난달 8일 예약을 종료했다. 연간 생산능력이 10만 대인데 두 배에 달하는 예약 물량이 접수됐기 때문이다.

또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에 따르면 2021년 첫 10개월 동안 미시건 주(州)에서 1200대 이상의 전기 SUV ‘머스탱 마하E’가 새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로 등록된 모든 전기차의 2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신규 등록 비중이 가장 컸던 업체는 43.5%를 기록한 테슬라다.

아울러 뉴욕 시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경찰과 구급대원들이 사용할 포드의 전기 SUV인 ‘머스탱 마하E’ 184대를 구매하기로 발표했다. 뉴욕 시는 이를 위해 1150만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GM도 2025년까지 글로벌 연간 100만대 이상 전기차를 팔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GM은 지난 8월 쉐보레 볼트 장착 배터리 리콜 사태 후 처음 쉐보레 볼트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생산중단 시기를 올해 2월 말까지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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