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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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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 발전업계, 현물시장 가격 상승에 고민 커졌다…RPS 계약 해지 움직임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22 16:41
석유시추기

▲석유시추기의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최근 전력시장도매가격(SMP) 상승 행진으로 고민에 빠졌다.

신재생에너지 현물시장의 거래가격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체결 가격을 3년 만에 웃돌면서 발전 사업자들이 생산전력을 현물시장과 계약시장 중 어디에 팔아야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서다.

특히 일부 발전 사업자들은 현물시장 판매가 유리하다고 보고 이미 입찰을 거쳐 어렵사리 체결한 RPS 고정가격계약조차 해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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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제유가와 SMP 변화 추이. (단위: 원/kWh, $/bbl) 자료= 전력거래소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 상승세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RPS 고정가격계약을 해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PS 고정가격계약을 체결하면 20년간 고정된 가격으로 전력을 판매해야 해서다. 앞으로 SMP가 올라가도 그 이점을 살리지 못한다.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날 ‘2021 석유컨퍼런스’에서 내년 두바이유의 연평균 가격은 배럴당 72.0달러로 올해 69.5달러보다도 3.6%(2.5달러)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두바이유는 지난 1월 배럴당 54.82달러에서 80.30달러로 46.5%(25.48달러)로 크게 올라왔다. 그 오름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SMP는 국제 유가 상승과 함께 지난 1월 kWh당 70.65원에서 지난달 127.06원으로 79.8%(56.41원) 올랐다.

전력거래소는 "우리나라는 ‘변동비기반시장(CBP)’으로 SMP가 국제유가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이에 내년에 SMP도 계속 높은 금액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앞으로도 SMP가 높아 전력판매를 현물시장에서 하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 지금 당장 고정가격계약을 하지 않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낙찰 평균가격은 1kWh당 143.12원으로 지난달 기준 현물시장 평균가격 165.90원보다 15.9%(22.78원) 낮다.

한 태양광발전사업자는 "SMP가 kWh당 120원에서 130원 사이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자들 사이에서 현물시장으로 갈지 고정가격계약으로 갈지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전력판매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안전하게 고정가격계약 시장으로 선택하는 게 날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안병준 솔라플레이 대표는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단가를 오르게만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도가 개정되거나 다른 형태의 제도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SMP의 상승세가 이어진다. 화석연료로 발전을 하는 발전사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는 만큼 연료비 증가분을 전력 도매가격에 상승할 수밖에 없어서다. 연료비 증가는 SMP 상승으로 이어져 전력을 사오는 한국전력공사엔 소비자 판매가격인 전기요금 인상이 없는 한 부담요인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떤 연료도 쓰지 않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비용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도 화석연료 발전과 똑같은 SMP를 적용받는 전력판매가격으로 전력을 한전에 팔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조금 성격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까지 추가로 받게 된다. 국제유가 상승 → SMP 상향 → 전력판매 수입 증가 등의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업계가 일종의 무임승차 혜택을 얻는 것이다.

이에 고정가격계약에 낙찰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 사이에서는 계약을 해지해서라도 실시간 가격변동이 있는 시장으로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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