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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대규모 조직 수술' 이유 있었다...내년 실적 '빨간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14 17:10

올해 영업이익 75% 증가...내년 증가폭 8%로 '뚝'

내년 순이익 감소세 전환할듯...코로나 기저효과 끝



주요 기업들, 세대교체 및 대규모 조직개편 단행

"내년 경영 녹록치 않아, 위기의식 조직혁신으로 표면화"

서울시

▲주요 기업들.(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내년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저효과로 인해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내년부터는 이러한 효과가 사라지면서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삼성그룹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젊은 인재들을 주요 임원으로 적극 발탁하고, 조직을 대규모로 개편한 것도 이러한 시대 흐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 상장사 순이익 올해 133% 증가...내년엔 감소할 듯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한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상장사 273곳의 올해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221조70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말 기준 영업이익 127조1580억원 대비 75% 증가한 수치다.

이들 기업의 순이익은 지난해 80조418억원에서 올해 연간 기준 186조5592억원으로 133%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수출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상장사들의 실적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에프앤가이드

▲2021년, 2022년 영업이익 추정치 및 순이익 추정치. 전년 대비 증감률.(자료=에프앤가이드)


산업통상자원부,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계 기준 수출액은 5838억 달러로 종전 최대 기록인 2018년 5567억원을 상회한다. 올해 총 연간 수출액은 64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수출액이 전 세계 상위권을 기록 중인 가운데 바이오, 2차전지, 화장품 등 4개 품목 수출이 전체 수출 증가분의 45%를 차지하며 수출 최대 기록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상장사들의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을 제시한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265곳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240조7377억원으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보다 8%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국내 주요 상장사 순이익은 올해 186조4649억원에서 내년 182조1508억원으로 2.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점점 하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1개월 전 제시한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와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243조5818억원, 185조4512억원이었는데, 이를 각각 3조원가량 낮춘 셈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영업이익 증가율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같은 궤적으로 움직인다"며 "올해는 코로나19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실질 GDP가 연 4%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나, 내년부터는 3%대로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상장사들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자연스럽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 삼성 등 주요 기업, 젊은 임원 적극 발탁...대규모 조직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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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국내 주요 기업들이 최근 연말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에서 안정보다는 ‘대규모 혁신’을 꾀한 것도 내년부터 한국을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경우 10년간 유지했던 디바이스솔루션(DS),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 등 3개 부문 체제를 DS와 세트 2개 부문으로 재편하고 각 부문장에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CE와 IM을 통합한 세트 부문의 명칭은 DX(Digital Experience) 부문으로 바꿨다. 또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며 미래 신수종 사업인 로봇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삼성 금융계열사들도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생명이 최근 정기 임원인사에서 46세인 박준규 글로벌사업팀장을 부사장으로 발탁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창업 멤버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하고, 미래에셋증권 19개 부문 가운데 13개 부문 대표를 신규로 발탁했다. 이 과정에서 부문 대표 평균 연령을 기존 54세에서 50세로 낮췄다.

이와 별개로 내년 3월 대선 역시 국내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은 작년, 올해부터 꾸준히 이어졌는데, 이러한 위기감이 최근 대기업들 임원인사로 표면화됐다"며 "미래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업 물적분할, 지주사 전환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은 아직도 지원보다는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기업들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성과주의 기조에 따라 젊고 유능한 인물들을 주요 임원으로 앞세울 경우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공서열, 나이와 관계없이 각 분야에 특출난 인재를 주요 임원으로 발탁할 경우 직원들에게 성취감, 동기부여를 제공할 수 있어 전반적인 회사 내부 분위기는 물론 향후 성과를 창출하는데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며 "대규모 인사로 인해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해진다는 말은 옛말이 된 모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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