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특검이 사형을 구형하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중대 분수령을 맞았지만, 법정에서 드러난 당사자들의 태도와 이후 제기된 '사형 무용론·사면론'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내란 사건 결심공판에서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사형을 구형하자, 윤 전 대통령은 고개를 좌우로 도리도리 흔들며 옅은 웃음을 보였다. 이어진 약 90분간의 최후진술에서 그는 특검을 “광란", “이리떼"에 빗대며 자신을 “눈치 없고 순진했다"고 표현했고, “이런 바보가 어떻게 친위쿠데타를 하느냐"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 재판 내내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끝내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태도가 1996년 내란수괴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았던 전두환 전 대통령과 비교해도 더 퇴행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전씨는 같은 법정에 섰지만, 최후진술 서두에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 법정에 서게 된 것을 본인의 부덕의 소치로 생각하며 이러한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4일 MBC '뉴스외전'에서 “윤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구형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고 시중에서는 '윤석열은 전두환보다도 못하다'고 한다"며 “이 사안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한인섭 명예교수는 사형 구형 자체가 오히려 '순교자 서사'를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을 앞두고 특검의 구형량에 관심이 쏠리던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형은 집행되지 않지만 상징적 효과는 엄청 높다"며 “이 세상에서 살 가치 없는 인간임을 확정하는 효과도 있지만, 사형수는 추종자들을 결집시키고 순교자 효과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사형 구형이 윤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상징적 '훈장'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한 교수는 “'하나님은 윤석열을 부활, 복직하게 해주소서'라는 플래카드를 봤다"며 “부활하려면 먼저 죽어야 하는데, 사형을 구형·선고하면 부활 기도의 명분을 만들어주는 셈"이라고도 했다.
실제 사형 구형 이후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사형 무용론'과 함께 사면 가능성을 언급하는 발언도 나왔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소통해온 정치평론가 서정욱 변호사는 지난 15일 한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폐지국이기 때문에 무죄가 아니면 무기징역이든 사형이든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감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오래 산 사람도 5년 미만"이라며 “무기징역이든 뭐든 몇 년 살고 있으면 국민통합 차원에서 대통령들이 사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수감됐던 역대 대통령들의 복역 기간을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4년 9개월로 가장 길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 2년 8개월, 노태우 전 대통령 2년 2개월, 전두환 전 대통령 2년 1개월 순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헌정 질서를 뒤흔든 계엄 앞에서도 당당하다고 말하고, 사형 구형 순간 웃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인식 자체가 정상인의 범주를 벗어났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 의원은 “'시간이 지나면 여론이 바뀌고 결국 사면된다'는 말은 그야말로 정신승리"라며 “권력 남용을 '순교'로 포장하고, 헌정 파괴의 책임을 '국민 통합'이라는 말로 덮으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면을 논하려면 적어도 50년 이후의 문제"라며 “'V0'로 불렸던 김건희 여사가 실질적 권력의 한 축이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역사의 판단은 100년이 지나도 냉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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