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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
29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주요 소재인 리튬 가격 상승세가 거세다.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에 따르면 지난달 말 탄산리튬 가격은 1년 전보다 295% 올랐다. 같은 기간 수산화 리튬은 171% 상승했다.
리튬을 비롯해 코발트와 망간, 니켈 등 전반적인 배터리 원료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해당 광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당장 가격 인상 압박은 거세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추세가 이어지면 배터리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원재료를 장기 계약을 통해 공급받는 경우가 많아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타격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가격 상승세가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내림세였던 배터리 가격은 올해 하반기 들어 정체 구간에 접어들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킬로와트시(㎾h) 당 니켈·코발트·망간을 함유하는 삼원계 배터리 가격은 올해 105달러에서 내년 115달러로 상승할 전망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장점을 내세웠던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배터리 가격에 반영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중국 BYD는 배터리 제품 가격을 20% 인상했다. 다른 중국 기업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초기 무리하게 낮췄던 가격을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업체들은 값비싼 소재 비중을 낮추고 거대한 생산 규모를 통한 ‘규모의 경제’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 삼원계 배터리에서 가격이 비싼 코발트 대신 망간을 투입하는 식으로 양극재를 생산하는 식이다.
배터리 재활용과 재사용도 떠오르고 있다. 저렴하게 원자재를 조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급망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를 위해 양극재 등 소재 회사들이 사용후 배터리에서 니켈 등을 추출하는 공정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에코프로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LG엔솔과 함께 1만 5000t 규모 폐배터리에서 40% 이상을 양극재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일부 가격 조정은 있겠지만, 전기차 시대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생산 효율이 높아지면서 배터리 가격은 궁극적으로 내려갈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자체보다는 생산 효율과 재활용 기술 등이 고도화되면 전기차 보급에 유리한 수준으로 배터리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