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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폭탄에 장사없다'… 세종-과천 집값 하락세 지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0.17 12:55

세종시·과천시 공급 늘어… 각각 2만6000가구, 2000가구 공급

세종시 매매 및 과천시 전셋값 최근 지속적으로 떨어져

전문가 "주택 공급 늘리는 방향으로 규제 풀어야 집값 잡아"

세종시

▲최근 공동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세종시.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장원석 기자] 세종시와 과천시의 매매 및 전세 가격이 최근 수주째 떨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두 곳 모두 공급이 크게 늘었던 지역이라는 것이다. 세종시는 인근지역까지 합해 2만6000가구 공급이 예정돼 있고 과천은 2000가구 규모 대단지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 두 도시의 사례는 ‘공급 폭탄 앞에 장사 없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세종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0.01% 하락했다. 7월 셋째 주 하락세로 돌아선 뒤 12주 연속 떨어진 것이다. 하락폭이 크지는 않지만 이 기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집값이 내려간 지역은 세종시가 유일하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다정동 가온마을 4단지 84㎡가 지난 7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최고가 11억2000만원 보다 2억7000만원 떨어졌다. 종촌동 가재마을 5단지 84㎡는 지난 5일 6억9000만원에 팔려 지난해 11월 기록한 최고가(8억3800만원)보다 1억4800만원 하락했다.

그런데 세종시의 집값이 이렇게 떨어진 것은 아예 호재가 없었기 때문은 아니다. 지난달 28일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근거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 지역에서는 행정수도 완성과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2주가 지난 최근까지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조용한 분위기다.

결국 세종시 집값 하락의 이유는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조치원읍·연기면 등 원도심 지역에 2만6000가구 추가 공급 대책이 마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종시에 따르면 이번 추가 공급 물량을 포함해 앞으로 남은 주택 공급 물량은 10만 가구에 이른다.

세종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공인중개사는 "올해 세종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매수자가 감소한 데다 몇 년간의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과천은 전셋값이 떨어진 경우다. 이 지역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59㎡는 지난 4일 8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가장 높았던 실거래가 8억3000만원보다 3000만원이 더 내렸다. 지난 5월 8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7000만원가량 낮아진 수준이다.

이렇게 이례적으로 과천의 전셋값이 하락하는 이유도 대규모 공급 이슈 때문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별양동에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입주 예정이다. 이어 12월 갈현동에는 과천제이드자이(647가구),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679가구) 등도 입주가 시작된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 셋째주(21일)까지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과천의 전셋값은 지난 6월 넷째주(28일) 상승 전환한 이후 10주 연속 올라 지난 8월 다섯째주(30일) 0.28%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내림세다. 최근의 과천 전셋값을 보면 아직 완전히 하락세라고 점치기에는 조금은 성급하지만 최소한 조정받고 있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두 도시의 사례를 보더라도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집값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리인상과 가계대출 억제 등 수요만 억제하는 정책으로는 불 붙은 주택 가격을 진정시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정권 들어 급등한 부동산 시장을 보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주택 공급을 꾸준하게 해 국민들이 ‘앞으로도 공급이 지속하겠구나’라는 믿음을 시장에 심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라며 "유동성 과잉과 개발 호재 때문에 단기적으로 집값이 오르더라도 주택을 꾸준히 공급하는 게 주택 당국 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j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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