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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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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여명 참여 ‘CBDC 실험’...“왜 써야 하나” 질문 남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18 11:24

예금토큰 활용 ‘프로젝트 한강’ 오는 30일까지
현재도 7개 참여 은행 앱서 신청 가능

“편의성 크지 않아” 금융소비자 유인 한계
한은 “베타테스트 과정”…향후 상용화 검토


KB국민은행 예금 토큰 전자지갑.

▲KB국민은행 예금토큰 전자지갑.(사진=KB스타뱅킹 갈무리)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 결제 실험인 '프로젝트 한강'이 이달 말 종료된다. 이번 실험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연계해 시중은행들이 발행한 예금토큰이 실생활 결제에 활용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한은은 이번 테스트를 바탕으로 피드백을 거쳐 후속 테스트를 진행하고 상용화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예금토큰을 이용해야 하는 큰 유인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프로젝트 한강은 지난 3월 사전 신청을 받아 4월부터 오는 30일까지 3개월 간 진행 중이다. 당초 최대 10만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신청 여유가 있어 현재도 참여 은행의 앱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은행 등 7개 은행이 참여한다. 한은에 따르면 지금까지 7만명 이상이 이용 중이다.


이용자들은 참여 은행 앱에서 전자지갑을 개설한 후 자신의 은행 예금을 예금토큰으로 바꿔 지정된 사용처에서 결제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교보문고, 세븐일레븐, 이디야커피(부산·인천 중심 100여개 매장), 농협 하나로마트(6개점)에서, 온라인에서는 배달앱 땡겨요, 현대홈쇼핑, K팝 굿즈 쇼핑몰 코스모(COSMO)에서 사용 가능하다. 부산은행은 신라대학교와 협력해 장학금을 디지털 바우처로 지급하는 테스트도 진행한다. 이 바우처는 신라대 인근 지정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지역 소상공인 지원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예금토큰을 이용한 오프라인 매장 구매 절차.

▲예금토큰을 이용한 오프라인 매장 구매 절차. (자료=힌국은행)

거래는 큐알(QR) 코드로 이뤄지며, 환불도 받을 수 있다. A은행의 전자지갑을 보유한 사용자가 B은행 전자지갑 보유 사용처에서 결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판매자는 정산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판매 대금을 결제 즉시 현금처럼 받을 수 있다. 또 별도의 은행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아 수수료 부담도 줄어든다.




다만 실제 사용 추이를 보면 예금토큰은 온라인 환경에서 더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전체 예금토큰 사용액 중 배달앱 땡겨요 비중이 4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자와 직접 마주하는 대면 거래보다는 간편한 비대면 환경에서 실험적으로 결제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은행권에서는 예금토큰의 소비자 유인이 부족해 향후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프로젝트 한강에서는 기존 예금을 예금토큰으로 전환해 거래처에서 결제하는 수준인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화폐와 카드 결제의 편리함을 놔두고 예금토큰을 이용해야 하는 이점을 아직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금토큰을 이용하면 판매자는 빠른 정산 등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용 혜택이 없다"며 “예금토큰 발행 은행 등이 별도 혜택을 제공하지 않으면 이용자가 늘어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프로젝트 한강이 베타 테스트 과정에 있는 만큼 참여자들의 피드백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테스트는 예금토큰 기반 서비스에 관심 있는 지원자들이 실제 이용해 보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이용 과정에서 불편함이 뭔지 피드백을 받아 테스트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거래 종료 후에는 개인 간 송금 등 추가 활용 사례와 바우처 프로그램 확대 등을 포함한 후속 실거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창립 75주년 기념사에서 “프로젝트 한강은 올해 말 예정된 후속 테스트를 통해 예금토큰의 편익을 점검하고 상용화 단계로 추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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