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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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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화약고’ 호르무즈해협 대체지로 북미 각광…초크포인트 없고, 美 관세협상 카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17 15:32

이란-이스라엘 전쟁으로 중동 호르무즈해협 봉쇄 위기
세계 석유 공급의 20%, LNG 공급의 25% 통과
한국 원유 수입의 69%, LNG 수입의 16% 통과
미국·캐나다 아시아 수출 확대…새로운 에너지 수입처로 안성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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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또 터지면서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의 70% 통과 루트인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에너지 공급선 다각화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초크포인트가 없고 관세협상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는 미국과 캐나다가 새 수입처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초크포인트(choke point)는 인적, 물적 자원의 수송에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요충지를 말한다.


1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에너지 가격까지 크게 뛰고 있다.


브렌트유는 전쟁 전인 12일 배럴당 68.2달러에서 전쟁 후인 17일 73.5달러로 올랐다. 실제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는 13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이란 영토에 맞닿아 있다. 이 해협을 통과해야만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유와 가스가 수출될 수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세계 원유 및 석유제품 무역의 20%(하루 2010만배럴)와 액화천연가스(LNG)의 25%(하루 11.5Bcf)가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특히 해협을 통과한 원유 및 석유제품의 84%와 LNG의 83%가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수입 에너지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올해 1~5월 동안 수입한 원유는 총 5643만톤이며, 이 가운데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양은 3894만톤으로 69%를 차지했다. LNG 수입량 1999만톤 가운데 해협을 통과한 양은 328만톤으로 16.4%를 차지했다.


이처럼 국가 에너지 수입의 절반 이상이 세계 최고 화약고인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면서, 수입선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G7 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다른 나라 정상과의 회담 주제 중 하나로 에너지 안보를 설정한 것은 시의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에너지 수입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원유 및 LNG 수출을 강하게 장려하고 있다. 일본 제라(JERA)는 벌써 미국으로부터 총 2000억달러(약 275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LNG 수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미쓰비시 등도 LNG 수입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으로부터 원유 및 LNG 수입을 늘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련 사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G7회의에서 조기 귀국하면서 관련 논의는 다음 회담으로 미뤄지게 됐다.


특히 에너지안보 위기 상황이 고조되면서 미국 알래스카주 에너지 개발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 사업인 총 투자비 440억달러(약 6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당초 경제성이 떨어져 한국, 일본, 대만이 참여를 꺼렸으나 에너지 안보 위기가 커지면서 이들의 참여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주지사는 최근 뉴스위크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이 알래스카 에너지 사업에 참여한다면 에너지 안보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캐나다도 우리나라의 새로운 안정적 에너지 수급처로 떠오르고 있다.


캐나다 서부해안지역인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키티맷(Kitimat) 지역에는 캐나다 최초의 LNG 수출터미널인 'LNG캐나다' 프로젝트가 곧 준공된다. 이 프로젝트에는 한국가스공사(5%)를 비롯해 영국 쉘(40%),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25%), 중국 페트로차이나(15%), 일본 미쓰비시(15%) 참여하고 있다. 연간 1500만톤의 LNG를 수출하며, 대부분은 아시아로 판매된다.


캐나다 정부는 아시아 수출을 늘리기 위해 같은 규모의 제2 LNG캐나다도 준비하고 있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북미와의 에너지 수입 루트에는 초크포인트가 없어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처를 다각화하기에 가장 안성맞춤 지역"이라며 “특히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 참여로 트럼프 정부의 관세협상에 대응하면서 우리나라의 새로운 에너지 수입처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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