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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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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메타버스 시장 선점 '불꽃경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0.14 15:34

카겜 자회사 넵튠, 메타버스 개발사 '퍼피레드' 지분 44% 확보



송병준 의장, 게임빌로 컴투스 인수후 컴투스로 메타버스 공략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올해 ICT(정보통신기술) 업계를 강타한 화두로 ‘메타버스(Metarverse)’가 떠오른 가운데 게임업계가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으로 관련 기술을 갖춘 업체를 전격 인수하는가 하면 CEO(최고경영자)까지 직접 나서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는 분위기다.

◇ 카겜 업고 곳간 두둑해진 ‘넵튠’, ‘메타버스’에 잇단 투자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게임사 넵튠은 지분 투자를 통해 모바일 메타버스 개발사 ‘퍼피레드’의 지분 44%를 확보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퍼피레드는 지난해 설립된 메타버스 개발사로, 메타버스형 SNG(소셜네트워크게임) ‘퍼피레드M’을 개발 중인 업체다. 앞서 이 회사는 2016년까지 서비스된 3D 소셜 서비스 ‘퍼피레드’를 개발해 서비스한 바 있다. 퍼피레드M은 기존에 가진 노하우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가상과 현실을 보다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넵튠이 메타버스 분야에 대한 투자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디지털 휴먼 ‘수아’의 제작사 ‘온마인드’를 인수했고, 5월에는 VR(가상현실)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 맘모식스를 인수했다. 또 8월에는 디지털 휴먼 기술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디지털 아이돌을 키우는 AI(인공지능) 업체 ‘딥스튜디오’와 ‘펄스나인’에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넵튠이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까닭은 풍부한 현금성 자산 덕분이다. 지난해 보유 중이던 크래프톤(구 블루홀) 지분의 절반가량(464억원)을 매각해 곳간을 채웠고, 올해 초에는 카카오게임즈로부터 193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당시에도 넵튠은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며 신사업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었다.

갤럭시티코리아_서울명동

▲넵튠이 인수한 VR(가상현실)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 ‘맘모식스’의 서비스 ‘갤럭시티: 코리아’의 모습.

[펄스나인]다인스틸컷

▲넵튠이 지분 투자를 단행한 펄스나인이 키우는 디지털 휴먼 ‘다인’ 스틸컷.


◇ 모바일 시대 연 송병준 의장, 이번엔 ‘메타버스’ 찍었다

송병준 게임빌컴투스 이사회 의장이 이끄는 컴투스도 메타버스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8월 컴투스가 단행한 위지윅스튜디오(위지윅) 인수 건이다.

위지윅은 세계 최고 수준의 CG(컴퓨터그래픽)·VFX(시각특수효과) 기술로 영화 ‘승리호’를 비롯해 국내외 다양한 영화, 드라마 등을 만들어온 콘텐츠 제작사이다. 컴투스가 확보한 위지윅의 지분은 38.11%로, 컴투스가 이 회사 인수를 위해 쏟아부은 자금은 총 2057억원에 달한다. 송병준 의장이 지난 2013년 당시 게임빌을 통해 컴투스를 인수할 때 들인 자금이 700억원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역대급 투자다.

최근 송 의장은 위지윅의 의장에도 취임하고, 이사회 산하에 직속 조직 ‘글로벌 콘텐츠 전략 커미티(가칭)’도 설립했다. 위지윅이 추진하는 메타버스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각오다. 또 위지윅의 공동대표인 박관우, 박인규 대표는 컴투스의 핵심 임원직을 겸하기로 했는데, 관련업계에선 컴투스와 위지윅의 시너지를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이미 메타버스의 근간으로 여겨지는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모두 갖추고 있어 메타버스 산업과 관련성이 높다"라며 "이용자가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에서 사회, 경제 및 문화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단계로 사업을 키운다는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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