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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부터 테슬라까지...자체 반도체 개발 ‘속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0.11 07:00

자사 IT제품용 특화 반도체 개발..파운드리 수주전 치열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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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시 벤카타라마난 테슬라 수석이사가 지난 8월 테슬라 ‘에이아이 데이’에서 ‘트레이닝 타일’을 소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반도체 내재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자사 정보기술(IT)제품에 탑재할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설계한 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에 생산을 넘기는 식으로 자사 반도체를 조달한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심화로 완성차 업체들도 자체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업계 선두를 두고 대결하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 자체 개발한 ‘M1X’ 반도체를 탑재한 노트북 ‘맥북 프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M1X는 애플이 지난해 최초로 자사 컴퓨터용으로 개발한 ARM 기반 ‘M1’을 개선한 모델이다. 애플은 컴퓨터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인텔로부터 조달하다 지난해부터 자체 생산에 나섰다. 해당 칩은 TSMC 5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외에도 인텔로부터 인수한 모뎀칩 사업을 기반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모뎀도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을 담당하는 연산 반도체를 자체 개발한다. 기성 반도체를 구매해 차량에 탑재하는 다른 완성차 기업과 차별화를 위해서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반도체 ‘완전자율주행(FSD)’를 공개한 데 이어 지난 8월 ‘도조(Dojo)’를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테슬라 2세대 자율주행 칩 ‘HW4.0’ 위탁생산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2분기부터 테슬라 자동차에 장착돼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게 되는 핵심 부품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도 자체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구글은 이달 공개할 스마트폰 ‘픽셀6’에 들어갈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텐서(Tensor)’를 자체 개발했다. 해당 반도체 역시 삼성전자가 생산을 맡았다. MS와 페이스북은 데이터센터에 활용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바이두와 알리바바 등 중국 테크 기업들도 자체 반도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도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 흐름이 최근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겪으며 자체 개발로 방향을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로 전환하는 최근 추세에 따르면 자사 차량에 맞춤형 반도체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높아진 결과"라고 말했다.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은 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올해 1072억달러(약 126조원)에서 2025년 1512억달러(약 178조원)로 연평균 11.6%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은 사업 모델에 최적화하고 기성 반도체를 활용하는 것보다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공급부족 위험도 해결할 수 있어 자체 개발로 선회하고 있다"며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에는 시장 창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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