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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뒤바뀐 운명···‘K-운송업’ K자 양극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8.19 15:26

해운사 ‘역대 최고실적’ 순항하는데···LCC는 파산 직전



노사 갈등·자금 수혈 각각 다른 고민···"3분기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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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누리호.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항공, 해운 등 ‘K-운송업’ 기업들의 운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던 해운업이 물동량 증가 등에 힘입어 ‘최대 호황기’에 접어든 반면 급성장하던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K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운송업 기업들이 당장 풀어야 할 숙제의 난이도도 큰 차이가 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해운사 HMM은 지난 2분기 1조 38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배 가까이 오른 실적이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HMM의 상반기 매출액은 5조 3347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물동량 증가로 컨테이너 적취량이 늘고 주요 노선의 운임이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HMM에게 실적 반전의 실마리를 마련해줬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2010년부터 10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HMM은 지난해 98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작년 성적은 회사 창사 44년만에 최대 이익이기도 하다. 전세계적으로 물동량은 크게 늘어난 반면 배는 부족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올해 2분기에도 아시아-미주 노선 운임 상승과 유럽 및 기타 지역 등 전노선의 운임이 상승하면서 시황이 크게 개선됐다고 HMM은 설명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미국 경제 불확실성을 비롯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 항만 적체 등으로 선복·기기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벌크부문 역시 코로나19 사태 회복 지연으로 물동량 개선 전망과 동절기 성수기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시황 강세가 예상된다.

HMM 측은 "현재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임시 선박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다"며 "대표 국적선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수출기업들의 화물이 차질없이 안전하게 운송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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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항공기.


해운업이 날아가는 와중에 LCC 사업은 침몰 위기에 놓였다. 주요 LCC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수천억원대 적자를 내며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CC 1위 사업자인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총 15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직원 무급휴직을 비롯해 각종 체질개선 작업을 벌였지만 여객 수요 자체가 살아나지 않아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진에어(-1089억원), 에어부산(-967억원), 티웨이항공(-801억원) 등도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변이 바이러스 등 확산세가 잡힌 뒤 여행객들이 늘어야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업계는 본다. 화물운송을 통해 흑자를 내고 있는 대형항공사와 달리 LCC는 중소형 항공기로 중·단거리 비행을 하는 데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가 ‘K자’로 벌어진 ‘K-운송업’ 기업들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해운업의 경우 이익이 빠르게 늘고 있긴 하지만 노사 갈등을 근본적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HMM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두고 의견 차이가 커 진통을 겪고 있다. 최악의 경우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 물류난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LCC는 막바지 자금 수혈에 한창이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와 약 2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동시에 실시한다. 부채를 덜어내면서 신규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진에어 는 1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750억원 가량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한다. 에어부산 역시 다음달 중 약 2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시도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것과 별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LCC의 구조조정 등 항공 업계에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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