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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경고] 세계 과학자 200여명 "온실가스 안줄이면 2040년 내 기후재앙 닥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8.09 17:00

IPCC, 재앙 마지노선 '지구온도 1.5도 상승' 시기 3년 만에 10년 안팎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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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이 부산대 교수가 9일 기상청에서 '제54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총회 개요 및 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 내용 소개'에 대한 정책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기상청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기후변화 관련 세계 과학자 등 전문가 200여명이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기후재앙의 마지노선으로 인식된 산업화시대 대비 지구 온도 1.5도 상승이 오는 2040년 안에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고는 이들이 예측한 지구온도 1.5도 상승 도달 시점을 불과 3년 만에 수정, 당초보다 10년 안팎 앞당긴 것이다. 이들은 산업화시대 대비 지구 온도가 이미 1.09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기후 위기 시기가 시계 시침돌 듯 우리 앞에 재깍재깍 다가오고 있다는 말이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1세기 중반까지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할 경우 2021∼2040년 안에 1.5도 지구온난화를 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한 ‘6차 평가보고서(Assessment Report 6, 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를 제54차 총회에서 승인했다. 제1차 실무그룹 보고서에는 우리나라 이준이 부산대 교수(기초과학연구원 프로젝트 리더) 등 세계 각국 저명한 전문가 234명이 참여했고 총 7만8000여건의 의견이 모아졌다. 연구결과는 1만4000여번정도 인용됐다.

지구온도 1.5도 상승이란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이번 세기말(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1.5도 선을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한 내용에 따른 기준이다.

지구온난화가 1.5도를 도달하면 산업화 이전 시기 50년에 한 번 발생했던 수준의 극한고온(폭염 등) 빈도는 8.6배 증가하고 강도는 2.0도 강해진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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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기상청


현재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도 넘게 상승했다. 지난 2011∼2020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1.09도 올랐다.

이대로 흘러간다면 오는 2040년 안에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오른다는 관측이다. 이는 지난 2018년 IPCC가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서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하는 시점으로 제시한 2030∼2052년보다 10여년 정도 앞당겨진 시기다.

이번 6차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담은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SPM1)’은 △현재의 기후 상태 △가능한 미래 기후 △리스크 평가와 지역 적응을 위한 기후 정보 △미래 기후변화 억제 4개 부문 등 구성돼 있다.

‘현재의 기후 상태’ 부문에는 지난 2013년 제5차 평가보고서(AR5) 발간 이후 새롭게 관측된 사실과 진보된 기술을 이용한 기후변화 분석 결과가 담겨있다.

현재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09도 상승하면서 평균 해수면도도 1901~2018년 사이 0.20m 상승했다. 해수면 평균 상승 속도는 1901~1971년 사이 1.3mm/년에서 2006~2018년 사이 3.7mm/년으로 약 2.85배 증가했다.

‘가능한 미래 기후’ 부문은 새롭게 사용되는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SSP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미래 기후변화를 전망했다.

‘SSP 시나리오’란 이번 6차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된 시나리오로 미래 기후변화 대비 수준에 따라 인구·경제·토지이용·에너지사용 등의 미래 사회경제상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를 적용한 시나리오다.

산업화 이전 대비 2081~2100년의 전지구 지표면 온도는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시나리오(SSP1-1.9)일 때 1.0~1.8도,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SSP5-8.5)일 때 3.3~5.7도 상승한다고 전망됐다.

‘리스크 평가와 지역 적응을 위한 기후 정보’ 부문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평가하기 위해 새롭게 기후영향인자(Climatic Impact-Drivers, CIDs)를 정의하고 지역별 미래 기후영향인자 변화를 전망했다.

‘미래 기후변화 억제’ 부문은 탄소중립을 통한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한과 메탄 등 다른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강력한 감축만이 온난화를 억제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IPCC 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는 4개의 IPCC 평가보고서 가운데 가장 먼저 발간되는 보고서다.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수립시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보고서도 올해 11월 영국에서 열릴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 총회(COP26)’와 오는 2023년 처음 시행되는 파리협정 이행 점검 등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관련된 논의를 하는 자리마다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후 IPCC는 내년 2월과 3월 각 ‘제2실무그룹 보고서’와 ‘제3실무그룹 보고서’를 내고 9월 종합보고서를 승인할 예정이다.

IPCC는 우리기후 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이다. IPCC는 2007년 ‘기후변화 심각성 전파’를 공로로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세계에너지학회장 등을 지낸 이회성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 2015년부터 의장을 맡고 있는 IPCC는 이회성 의장 체제에서 2018년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제외하고 이번에 6차 정례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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