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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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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량 왜 통계에서 사라졌나…"뒤죽박죽 관리 시스템이 초래한 결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8.0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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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지붕에 설치된 소규모 태양광발전소.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통계에 잡히지 않는 태양광 발전량 계속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원화되지 않고 뒤죽박죽인 태양광 관리시스템이 만든 결과로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소규모 태양광이라 할지라도 발전량이 측정되도록 관리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고 보급했어야 하는데 이를 진작에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태양광 발전의 여름철 전력 피크시간 때 발전 기여도가 11%로 높다고 하지만 실상은 발전량을 추측할 뿐 제대로 알 수 없어 전력시스템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은 존재로 지적받는다.

현재 태양광 발전량은 다른 에너지원처럼 전력거래소의 매시간 발전량 통계로 잡히지 않고 현재 전체의 약 75%의 태양광 발전소가 발전량이 잡히지 않고 전력 수요량에서 차감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태양광에서 생산한 발전량을 생산자가 직접 소비하는 방식에는 사용하는 전력량에서 발전량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 태양광 발전소 용도별 현황.

구분설비용량(GW)비율(%)
전력시장참여5.125.1
자가용 PPA11.556.7
자가소비형3,718.2
합계20.3100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8일 재생에너지 업계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태양광 발전량이 앞으로 계속 논란이 될 것을 대비해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김숙 전국태양광발전협회 사무국장은 "소규모 태양광의 발전량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 문제는 예전부터 계속 나왔다. 따로 관리 돼 계량되지 않는 태양광도 발전량이 측정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어야 했는데 정부와 협단체들이 그러지 못했다"며 "업계에서는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를 중심으로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기준 설비용량 20.3GW의 태양광이 보급됐다고 보고 있다. 이중 전력시장에 참여해 확실히 발전량이 집계되는 태양광 규모는 설비용량 5.1GW로 25.1% 수준이다. 나머지 74.9%의 태양광은 발전량이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추측해서 파악하는 상황이다.

이는 전력시장에 참여하는 25.1%의 태양광 발전소는 전력거래소가 계측시스템을 갖추게 하고 관리하기 때문이다. 전력시장에 참여하는 태양광 발전소는 발전사업허가를 받고 발전사업용으로 전력을 판매하기에 정확한 발전량이 나와야 전력을 판매할 수 있다.

반면 나머지 74.9%의 태양광 발전소는 발전사업허가를 받지 않고도 발전할 수 있다. 전력을 수요자에게 판매하는 발전사업용은 아니라서다.

자가소비형이나 자가용 전력구매계약(PPA) 태양광은 생산한 전력 중 스스로 소비하고 남은 전력을 다음 달로 이월하거나 한전으로 역송한만큼 수익을 얻는다. 한전하고 계약을 맺는 태양광은 한 달마다 정산을 해 발전량이 한 달 데이터는 잡히더라도 매시간 데이터는 잡히지 않는다.

게다가 발전사업용이 아니다 보니 전력량 계측 시스템도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다. 발전사업허가를 받지 않은 74.9%의 태양광 발전소는 발전량을 추측해서 알 수밖에 없다.

발전량을 추측해서 알아야 하니 전력을 생산지에서 소비지로 전달하는 시스템에도 전력계통시스템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전력계통시스템에는 일정 전압을 유지하기 위해 전력공급이 너무 많아져서도 줄어들어서도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시스템 고장을 막기 위해 정전이 일어나게 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앞으로 재생에너지는 계속 증가하게 돼 전력계통시스템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정확히 아는 건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전력거래용 태양광은 전력거래소가 자가용은 한전이 계량기는 에너지공단이 설치해 다 따로 관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태양광은 앞으로 계량기가 부착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개되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계량기 부착이 아닌 IT 기술을 활용해 숨겨진 태양광 발전량을 알아내고자 하는 시도도 있다.

에너지 IT 소셜벤처인 식스티헤르츠는 이날 전력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태양광 발전소 약 7만개소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고 발전량을 인공지능(AI) 기술로 예측하는 서비스를 개발·공개한다고 밝혔다.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는 "미계량 태양광에 관한 기사를 읽고, 즉석에서 사내 해커톤을 제안해 이틀 만에 개발했다"며 "실시간 계량기를 설치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공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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