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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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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림·김성현의 '질주'…KB증권, 채권-주식 신흥강자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7.05 07:41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증시 호황에 힙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동학개미운동을 시작으로 2030세대가 증시의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증권사들 역시 디지털과 상품에 혁신을 거듭,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상반기 성과와 과제, 전망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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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본사.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KB증권이 올해 상반기 채권자본시장(DCM)은 물론, 주식발행시장(ECM)서도 활약하면서 증권가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등 굵직한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을 맡았고,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하면서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사장의 리더십이 더욱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 DCM, 9년째 1위…ECM 두각, IPO 시장 지각변동

KB증권은 올 상반기에도 DCM 전통의 강자답게 선두를 지켜냈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증권의 상반기 채권발행 대표주관(은행-특수채 제외) 실적은 총 335건(15조41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늘어났다. 시장점유율은 22.4%를 기록했다.

KB증권은 2위인 NH투자증권(275건, 13조9587억원)과 3위인 한국투자증권(201건, 9조6404억원)을 큰 차이로 앞섰다.

일반회사채(SB)와 여신전문금융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낸 영향을 받았다. 특히 일반회사채 부문서 대형딜을 싹쓸이, 실적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KB증권은 민간기업 중 사상 최대 규모였던 LG화학의 1조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도맡아 진행했다.

또 네이버(7000억원), 이마트(6000억원), LG전자(5300억원), 현대제철(5000억원) 등 대규모 채권발행에도 참여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사상 최초로 도전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의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면서 관심을 받기도 했다.

KB증권은 ECM에서 매섭게 성장하면서 IPO 대표주관 순위도 갈아치웠다. 그간 KB증권은 DMC에선 9년째 1위 자리를 지키는 등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왔지만, ECM 시장에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KB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 원스토어, 한화종합화학, 롯데렌탈 등 대어급 IPO 종목들의 대표·공동주관을 맡으면서 올해 들어 ECM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또 기업가치 최대 10조원으로 평가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주관사 자리를 따내기도 했다. 이에 KB증권은 증권가 IPO 주관 실적에서 상위권에 오를 전망이다.


◇ 박정림-김성현의 균형 성장 전략 ‘빛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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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림(왼쪽), 김성현 KB증권 사장.


이처럼 KB증권이 채권과 주식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론 김 사장과 박 사장의 ‘균형 성장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WM(자산관리) 부문은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 주식 시장점유율 상승, 해외주식 영업 강화로 국내외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익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2030세대를 저격한 각종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투자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온라인 고객자산은 24조원을 달성했고, 자산관리 서비스인 ‘프라임클럽’ 가입자는 16만명을 돌파했다. 금융투자상품쿠폰은 2달 만에 120억원 이상을 판매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상품쿠폰은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국내 주식을 구매할 수 있다. 쿠폰 이용고객의 60% 이상은 온라인쇼핑에 익숙한 20~30대 고객이었다. 신규나 휴면 고객의 비중도 절반에 달하기도 했다.

KB증권은 WM부문에선 비대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펀드투자전략을 제시, 중장기적으로 WM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김 사장이 이끄는 IB 부문은 올해 KB증권의 효자로 급부상했다. 김 사장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IPO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ECM 부문을 더욱 키울 방침이다. 다른 증권사보다 ECM 부문에 늦게 뛰어든 만큼 고객과 기업의 목소리에 집중키 위해 IPO담당 부서를 4개로 확대하고, 주식자본시장(ECM)담당을 설치했다. 국내 증권사 중 IPO 담당 조직을 4개 부서로 운영하는 곳은 KB증권이 최초다. ECM 4부는 ECM 3부와 함께 최근 상장 기업이 급증하고 있는 테크놀로지·미디어·텔레콤(TMT) 분야를 맡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이 KB증권의 성장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을 세부하게 연구하다보면 IPO 관련 프레젠테이션이나 영업에서도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직개편은 남들보다 늦게 출발한 KB증권의 ECM부문 승부수다"라며 "KB증권이 섹터를 나눠 전문적인 IPO를 진행한다면 향후 대형 딜을 따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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