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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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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인플레는 일시적" 주장 지지받나...목재 등 원자재 가격 하락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7.0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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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가격이 지난달에만 40% 넘게 폭락했다(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주요 원자재 가격이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목재 가격은 지난달 크게 빠지면서 수급 불균형에 따른 인플레이션 현상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장이 지지받는 분위기다.

1이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목재 선물 가격이 지난 한달간 40% 넘게 빠졌다. 이는 1978년 자료 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 하락폭이며 5월 고점 기준으로는 55% 이상 떨어진 상태다.

올 들어 무섭게 치고 오른 목재 가격이 지난 5월 7일에는 1000보드피트당 1670.50달러까지 치솟은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1월 목재 가격이 870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5개월만에 가격이 두 배 가량 뛴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경제가 무너졌던 작년 4월 저점 기준으로는 6배 넘게 폭등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공급이 점차 늘어나고 투기적 거래가 완화되면서 주택건설 수요가 줄어들자 목재 가격이 폭락세를 연출한 것이다.

CNBC는 "경제정상화 속에서 미국인들이 주택개량보다 휴가를 택하자 목재 가격의 흐름이 전환됐다"며 "이러한 현상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많은 이들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올들어 목재 가격을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주택개량을 꺼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목재뿐만 아니라 올해 초반부터 급등했던 다른 원자재 가격 또한 최근 들어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리와 밀 선물가격은 5월 고점대비 각각 10%, 12% 빠진 상황이고 옥수수 가격의 경우 5월 고점에서 무려 20% 가까이 하락했다.

이처럼 주요 원자재 가격이 빠지고 있다는 점은 코로나19 여파로 공급망에 병목현상이 생겨 물가가 뛰어올랐던 상황이 안정돼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연준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이와 관련해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브래드 맥밀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수요공급 불균형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결국엔 오래가지 못하고 이는 목재가격 폭락을 통해 시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러 업종의 공급업체들이 함께 힘을 모으면서 공급부족 사태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사라질 것"이라며 "이런 현상이 지금은 목재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다른 투입재에서도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과열된 미국 주택시장도 진정될지 주목을 받는다. 목재 가격의 상승은 그동안 주택가격을 크게 급등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에 따르면 목재 부족으로 신규 단독주택의 평균 가격이 3만 6000달러 가량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제자리에 돌아올 것으로 보기엔 시기상조란 의견도 나왔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그룹의 피터 부크바 CIO는 "목재 가격은 여전히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2배 높다"며 목재 거품이 꺼졌지만 인플레이션 위협이 사라졌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국제 원자재 가격지수인 CRB원자재지수가 10년만에 최고 수준에 와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수는 고철, 고무, 옥수수, 설탕 등 경기에 민감한 22개 원자재 스팟가격을 추종하는 지수로, 선물거래를 추적하지 않기 때문에 수요공급 상황을 더 잘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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