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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1 |
삼성전자가 7일 잠정으로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9조 3000억원)은 당초 시장의 기대치인 8조원 후반대를 크게 웃돈 수준이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스마트폰, TV, 가전 등 고가 소비재로 향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직 부문별 실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년과 비교해 반도체가 부진한 부분을 이들이 상쇄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며 반도체 실적은 뛰고 스마트폰·가전 판매가 주춤했던 작년 1분기와 반대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반도체에서 약 3조 6000억원, 스마트폰에서 약 4조 6000억원을 벌었을 것으로 본다. 스마트폰 부문의 경우 이전과 달리 1월에 조기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1,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 판매가 양호했던 게 주효했다. 특히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1은 출시 57일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회사 실적 개선을 견인했을 전망이다. 비스포크는 기존 가전제품과 성능은 비슷하지만 디자인을 특화한 게 특징이다. 판매단가가 일반형보다 높아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는 더 유리하다. TV 판매 역시 네오 QLED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중심으로 작년보다 15% 가량 늘었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2분기부터는 반도체가 회사 실적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파로 멈춰섰던 미국 공장의 재가동이 예정된데다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2공장 가동 개시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이 1분기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슈퍼싸이클’에 대한 기대도 큰 상황이다.
반대로 신모델 효과가 나타났던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1분기만큼의 실적을 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그 여파가 스마트폰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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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DDR5 이미지. |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주목할 점은 현재 PC, 서버, 소비자가전 부문 등에서 발생 중인 강력한 언택트 수요가 지속될 수 있을지와 경쟁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 투자 증가 여부"라며 "최악의 경우 언택트 수요가 급감하고 반도체 공급 증가율이 상승해 수급이 악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짚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