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 18일(일)

빨라진 ‘벚꽃엔딩’...기후변화가 앞당긴 생태계 시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06 16:35   수정 2021.04.07 01:55:00

1200년만에 가장 빠른 일본 교토 벚꽃 개화
꿀벌 날아오기도 전에 꽃이 져, 식물 번식 어려워
생태계, 기후변화 적응 스트레스
농업분야도 기후변화로 골치아파

화사한 봄

▲6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흥천면 귀백리 일대에 벚꽃이 만개해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곽수연 기자] 일본, 미국, 한국 등 세계 곳곳에서 올해 벚꽃이 핀 시기가 예년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스 전문 채널 CNN은 "일본, 미국의 빠른 벚꽃이 이른 시기에 핀 것은 기후변화에 따른 현상"이라며 기후변화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했다.

오사카 국립대학교는 812년부터 벚꽃 개화 시기를 기록해왔는데 올해의 경우 일본 교토에서 벚꽃이 지난 3월 26일 절정에 달해 1200년만에 가장 빨랐다는 주장이다. 수도 도쿄에서는 지난달 22일에 벚꽃이 만개했는데 역대 2번째로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워싱턴D.C.에서도 벚꽃이 예정된 개화 시기인 4월 5일보다 일주일 정도 빠른 3월 31일에 꽃이 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벚꽃은 3월 24일 개화해 1922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빨랐다. 역대 가장 빨랐던 지난해 3월 27일보다도 3일이, 평년(4월10일)보다 17일이 빨랐다.

이처럼 벚꽃이 과거보다 일찍 개화하는 이유는 전 세계의 기온이 갈수록 상승하기 때문이다. 강우량, 날씨에 따라 꽃이 피는 시기가 매년 달라지지만 그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는 것이 추세다.



실제로 한국 3월 평균 기온은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8.9도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루이스 지스카 콜롬비아 환경 보건학 교수는 "전 세계 온도가 따뜻해짐에 따라, 꽃샘추위도 앞당겨졌고, 꽃도 빠르게 피고 있다"고 말했다.

오사카 국립대 아오노 연구원도 "벚꽃이 빨리 또는 늦게 지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오직 기온뿐이다"며 "1820년대에 기온이 낮았는데, 오늘날까지 3.5도 올랐다"고 말했다. 따뜻해진 기온으로 개화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분석한 것이다.

홍콩 중문대학교 아모스 타이 지구과학 부교수는 ‘도시화’와 ‘기후변화’를 기온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특히 기후변화가 전세계 온도를 올린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 떼 이른 개화는 다른 식물도 마찬가지...‘생태계 혼란’ 경고

주목할 점은 개화시기가 이른 것이 벚꽃뿐만이 아니라는 부분에 있다.

‘기후변화와 한국 산림의 식물 계절 지난 10년간의 기록’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10년간 256종 식물들의 개화, 개엽, 화분비산, 열매생성시기 등이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진달래, 생강나무 등 낙엽활엽수 20종은 10년 동안 개엽일이 연평균 1.34일, 개화일이 연평균 0.94일 빨라졌다.

낙엽일은 연평균 0.08일 늦어졌다. 개엽은 빨라지고 낙엽은 늦어지면서 식물의 생장기간이 늘었다.

이와 관련해 국립수목원 소속 손성원 연구사는 "식물의 생태 시계가 빨라지고, 일부 고산 식물의 생육지가 감소하는 등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식물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꽃이 빨리 피는 것은 생태계에 혼란을 불러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타이 부교수는 "식물과 곤충, 그리고 다른 유기체 사이의 관계는 많게는 수백만년에 걸쳐 발전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는 모든 것을 파괴하고 이같은 관계를 동요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꽃이 예상보다 빠르게 피고 지면 곤충들이 먹이를 찾지 못하고 식물은 꽃가루를 옮겨줄 벌 같은 매개자가 충분히 없어서 수정과 번식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피하기 위해 동물과 식물들이 서식지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생물 보존보고서에 따르면 동물들은 기후변화에서 영향을 덜 받으려고 더 높은 고도와 위도로 서식지를 옮겼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예측이 어려워 동물들이 새로운 서식지를 찾고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타이 부교수는 "생태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변동성에 익숙하지 않는다"며 "번식이 줄어들고 미래에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기후의 변동과 예측 불가능성이 농업에도 막대한 피해를 안긴다는 주장도 나왔다.

타이 교수는 "농부들이 언제 흉년인지, 풍년인지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고충의 시간을 갖는다"며 "농사는 도박과 같다"고 말했다. 온도 변화에 취약한 지역의 경우 가뭄, 흉작, 메뚜기 떼 습격 등으로 인해 식량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기온 변화로 생태계의 불안전성을 체감하는 지금, 기후 변화는 인류 생존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환경부에 따르면, 한반도 기온이 1도 상승하면 폭염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8%가 늘고 모기 성체 개체 수가 27% 증가해 감염병 위험도 커진다. 기온이 높아지면 인간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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