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옛 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삼성엔지니어링·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입찰을 기다리고 있다. 또 풍력·연료전지·수처리 등 친환경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 건설사들은 물론 창호·단열재 등 그린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한 건자재 업체에도 기대감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한 국내 건설업계가 참여할 해외사업 입찰 규모는 총 447억달러로 전망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발주가 지연됐던 대규모 사업의 발주가 올해로 밀리면서 상반기에 예상되는 발주 규모가 커졌다.
대표적인 수주 파이프라인은 160억달러에 달하는 카타르 북부 지역의 노스필드 가스전 사업, 35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하일앤가사흐 가스사업, 12억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사업, 10억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사라왁메탄올 등 약 220억달러 규모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351억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수주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실적 개선 개선이 가능해진다.
건설업계에서는 바이든 취임 후 해외수주 변수 요인으로 크게 코로나19 인한 세계 경제 상황, 미중간 갈등으로 인한 유가, 친환경 정책 세 가지를 거론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위기로 세계 경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3%, 우리나라는 -1.9%로 추정했다.
또 친환경 정책과 관련해서는 국내 건설사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친환경 사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실적은 대부분 중동의 플랜트 사업에서 나왔다. 전체 수주액 351억 달러 중 플랜트 비중은 53%에 달하는 186억 달러다. 국가 비중도 중동이 37.9%로 가장 많다.
바이든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0) 목표 등 친환경 정책 펼칠 경우 해외건설의 효자 노릇을 하던 석유화학 플랜트 및 석탄화력발전 시장이 직격타를 맞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고조로 인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세가 장기화 될 경우 입찰이 다시 밀릴 가능성도 생긴다.
다만 조 바이든이 친환경 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셰일오일 개발을 규제하면서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경우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이로 인한 사업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건설업계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정부 당시 이란과의 핵협상 타결로 이란 시장이 개방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활발했지만 트럼부 정부에서 다시 봉쇄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업계에서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해외수주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줄어들지, 호재를 맞을지 예측이 힘들다는 반응이다. 현재 발주를 기다리고 있는 굵직한 사업들도 플랜트 사업이 대부분이라 유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가 하락하면 산유국들의 발주 물량이 줄어들고 이로 인한 플랜트 수주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국제 정세나 경제변화에 따른 변수는 과거에도 계속 상존해있었고 현재 미중 갈등이 어느 쪽으로 전개가 될지 불확실하다"며 "유가가 상승할 경우 그동안 재정 문제로 중단됐던 사업들을 재개할 수 있어서 호재가 되지만 유가가 발목을 잡을 경우 기존에 예정된 입찰들도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후 경기가 회복되면 그동안 정체됐던 사업이 상당부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해외수주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되지만 최소 300억달러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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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본격 시작되면서 미중 갈등으로 인한 국제유가, 친환경 정책 기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회복 등이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한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공장이 건설되고 있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