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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경기부양책에 세계 무역 확대…미·중 갈등, 위기 불러올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20 15:28
바이든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식 취임한다./사진제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하며 ‘바이든 시대’가 본격 개막된다. 세계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결이 다른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그려 나갈 ‘바이드노믹스(Bidenomics)’에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지도자를 맞은 초강대국 미국의 행로는 어느 때보다 지구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도 ‘바이드노믹스’의 시행과 함께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경제 회복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리 경제에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1조9000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초대형 경기 부양책인 ‘미국 구제 계획’과 함께 다자주의 부활 정책, 보호무역 완화 등을 내세우면서 수출 주도형인 우리 경제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다만 미·중 관계는 중요하게 염두에 둬야 할 변수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대중 압박 정책을 이어가면서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만큼 두 경제 대국을 1·2위 교역 파트너로 둔 우리로선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것과 같은 난감한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의 확장적인 경제 정책은 세계 교역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세계 무역 경기 회복에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분석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내놓은 ‘바이드노믹스의 특징과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미국 경기 반등에 따라 수출 증가 및 세계 경제 회복 경로 등으로 한국 수출 증가율은 0.6∼2.2%p, 한국 경제 성장률은 0.1∼0.4%p 추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대미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바이든 정부는 집권 후 ‘100일 제조업 서플라이체인 검토’ 착수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지속가능한 세계 공급체인 구축을 위해 우방국과 협력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교역 환경에 미칠 영향이 지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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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미 교역 및 투자에 미치는 영향분석/한국무역협회 제공

산업별로는 한국 의약품 및 헬스케어 부문의 경우 강국으로 떠오르는 만큼 미국 내 비즈니스 기회 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체계적 방역 시스템 등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 K-방역 상품의 진출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이든 정권의 2조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에 건설경기 호황이 기대돼 미국 내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우리 철강 제품 관련 업계의 대미 진출에 기회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저금리 지속으로 인한 부채 누적과 원화 강세에 따라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바이든 정부가 중국 정부에 강력한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양국을 주요 수출국으로 품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2020 미국 대선결과에 따른 경제·통상정책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도 "바이든 정권에서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 지속 강화는 불가피하다"며 "중국이 부품 수입 의존도를 축소하고 반도체 국산화율을 높이는 등 경쟁적 첨단기술에 투자를 확대할 경우 우리 산업에는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바이든 정부가 ‘미국 산 구매 정책(바이아메리칸)’ 강화를 공언한 바, 우리 국내 기업의 인프라 및 정부 조달 등 미국시장 진출에 차질도 우려된다.

또한 친환경정책 이행과 에너지 효율성 개선을 강조한 만큼, 탄소국경제가 도입 될 시 시멘트나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등 탄소 집약도가 높은 산업을 담당하는 한국 기업에겐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미 연준의 통화 정책도 고려해야 한다.

바이든 정부 출범후 달러 약세(원화 강세)를 예상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최근 미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저금리를 유지하고 상황에 바이든 정부가 재정적자 확대 등을 공언한 것도 이런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미 연준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정책 금리(하한 기준)를 1.5%에서 0.0% 까지 인하했으며, 무제한 국채 매입을 진행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달러화 약세와 국내 경기 개선 전망 등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환율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위험자산에 대한 높은 선호도로 아시아와 신흥국 통화가치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 대비 원화 강세 전망을 키우는 요인이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기 시작한다면 미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의 첫 재무 장관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방 준비제도 의장은 인위적인 ‘달러 약세’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미국이 다시 강달러 정책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해석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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