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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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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재생에너지의 해”...세계에서 가장 많이 투자되는 에너지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1.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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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신유미 기자]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내년에 역사상 처음으로 석유·가스 부문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본시장이 에너지 산업의 변혁을 이끌어내면서 재생에너지 시장이 앞으로 승승장구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화석연료 자산의 경우 수요둔화보단 자본비용의 증가로 인해 좌초될 것이란 시각도 나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반대의 기후정책을 펼칠 것으로 공언했지만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치가 에너지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작아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1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카본노믹스’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글로벌 자본지출이 전체 설비투자의 25% 가량 차지하면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한 청정에너지 관련 기술이 연간 1~2조 달러의 녹색 인프라 투자를 주도해 2030년까지 그 규모가 16조 달러까지 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럴 경우 청정에너지와 관련된 산업에 1500만∼20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에너지원에 대한 비용 추세의 분기점이 재생에너지의 성장을 주도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예컨대 재생에너지의 자본비용은 큰 하락을, 화석연료의 투자비용은 상승을 기록하고 있는 점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현재 석유 및 천연가스 투자에 대한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총자산에 대한 평균조달비용)은 10%에서 최대 20%로 분석된 반면 재생에너지의 경우 WACC는 고작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WACC가 높다는 뜻은 비용이 비싸다는 의미다.

지난 10년간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은 급격히 감소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태양광은 82%, 해상풍력은 39% 하락했는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화석연료 분야의 사정은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재정적인 부분들이 화석연료 장기개발을 위축케 만든다"며 "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활동량이 줄어들어 결국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공급이 낮춰진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화석연료에 대한 탄소세가 평균대비 월등히 높은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해상 업스트림 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대하여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탄소세 등을 포함한 탄소가격이 톤당 각각 80달러, 40달러로 집계했는데 글로벌 평균 탄소가격이 톤당 3달러인 점을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기업들이 사업계획과 전략을 바꾸도록 강요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탈(脫)탄소에 대한 자본의 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부터 거세졌지만 지금까지도 강한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에너지 수요가 무너지자 화석연료 업체들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설비투자 감축을 기록하고 있다.

미 컨설팅회사 더프앤 펠프스에 따르면 북미시장에 활동중인 석유·가스업체들은 올 들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자본지출을 49% 삭감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 역시 올해 석유·가스 업스트림(탐사 및 생산) 사업에 대한 비용지출이 최고점을 기록한 2014년 대비 60% 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향후 5년 동안 설비투자에 5300억 달러 가량 감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저유가 여파로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지난 2분기 최대 175억 달러 규모의 자산 상각 방침을 밝혔고 로열더치셸도 올 여름 220억 달러어치 자산 상각에 나서기로 밝혔다. 유가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면서 ‘버티기 전략’을 택한 엑손모빌도 결국 시황악화에 굴복해 최대 300억 달러어치 자산 상각에 나설 수 있다고 지난달 말에 밝혔다.

전문가들은 분기가 지날수록 이 수치는 더 커질 수 있으며, 거의 3분의 1에 달하는 1조 달러 가량의 자산은 가치가 없다고 선언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자초좌산 등으로 석유 평균 비축 수명은 이미 20년 가까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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