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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선 프로의 그린골프]美 대통령들의 골프사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02.16 13:35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바마, 스윙 실력은 아마추어, JF케네디 가장 좋은 스윙 정평

부시 아프간사태때 라운딩 혼쭐, 윌슨 2920일간 3000번 라운딩

요즘 골프장 세금을 내린다는 이야기로 말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골프와 관련된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저조한 실적을 올리고 수 많은 골프장이 하루 아침에 문을 닫거나 없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골프를 사랑하고 전폭적으로 응원하는 대통령도 있습니다. 바로 제44대 미국대통령 버락오바마 (Barack Obama)가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바쁘다는 미국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도 작년 한해에만 골프 라운딩을 무려 180여회나 했다고 합니다. 원래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핸디캡이 16이었는데 지금은 17로 후퇴한 정도라고 하니 대통령을 연임하면서도 골프 실력은 거의 그대로 인듯 합니다.

오바마대통령은 프로골프와도 친분이 두텁다고 하네요. 2011년 라이더컵 단장이었던 데이비스 러브 선수는 본인이 쓰던 퍼터를 오바마대통령에게 선물로 주었다고 합니다. 왼손잡이 골퍼로 유명한 필 미켈슨 선수 역시 웨지 3종류를 오바마대통령게에 선사했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버락오바마 대통령도 왼손잡이 골퍼 맞네요. 게다가 필 미켈슨선수는 대통령에게 슬라이스가 나지 말라고 살짝 손본 드라이버까지 선물로 주었다니 역시 대통령 자리가 좋기는 좋은 모양입니다. 오바마의 골프 사랑이 유별나다보니 정치인이 아닌 프로골퍼와도 교유를 하나 봅니다. 실제 오바마대통령의 골프 스윙도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보니 전형적인 일반 아마추어 골프스윙 자세더군요.(ㅋㅋ) 연습장에서 뒷 땅을 친 뒤 파인 잔디를 주워서 자연스럽게 주머니에 넣는 오바마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이 주위를 즐겁게 하기도 합니다.

미국대통령 가운데 골프스윙이 가장 좋았던 대통령은 JF케네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스윙뿐 아니라 실력도 매우 좋아 공식 핸디캡이 7이었다고 하네요. 79타면 싱글중에서도 수준급이라고 할수 있는 실력이지요. 케네디 대통령은 비밀골프를 많이 쳤다고 합니다. 주로 9홀을 쳤는데 보통의 경우 40개를 넘지 않는 스코어를 기록했다니 대단한 실력이 아닐수 없습니다. 조지W부시 대통령도 골프애호가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2003년 아프카니스탄 이라크사태 때 골프를 친 것이 논란이 되면서 아예 골프와 이별을 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여론이 무섭기는 한 모양입니다.

이와는 달리 대놓고 공개적으로 골프를 즐긴 배짱좋은 대통령도 있었습니다. 바로 우드로 윌슨대통령입니다.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무려 3,000번 가까이 골프를 쳤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국정은 언제 돌봤을까요? 궁금할 뿐입니다. 1913~1921년 동안 재직했다는 기록을 보면 대통령 재임기간이 8년이네요. 계산을 해보면 1년은 365일이니까 8년이 2920일 밖에 안되니 얼핏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27홀이나 36홀을 돌 정도로 미국 대통령이 한가하지는 않았을텐데요. 윌슨대통령은 골프광이라고 할 정도로 골프장에서 살았나 봅니다.프로골퍼인 저보다 더 많이 필드를 나가셨나봅니다. 그렇다고 해도 핸디가 낮다는 얘기는 없으니 정말로 골프를 맘껏 즐기신 모양입니다.

▲JF케네디 전 대통령<왼쪽>,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

갑자기 ‘빌리건’이라는 단어가 머리를 스칩니다. 바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별명이죠. 그 이유는 한번 더 칠 수 있는 기회인 ‘멀리건’을 많이 달라고 하도 얘기해서 그렇답니다. 물론 대통령이 멀리건 달라는데 안된다고 매몰차게 얘기할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없겠지요. 클린턴 대통령은 그래서 재임시 그린 위에서도 당연히 오케이 퍼팅을 요구했을뿐 아니라 원구가 마음에 안들면 또 다른 공을 놓고 다시 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그리 하는데 누가 말렸겠습니까. 빌클린턴 대통령 역시 재임기간중 400회가 넘는 골프라운딩을 했다고 합니다. 이제 빌리건이라는 별명이 왜 붙었는지 확실히 아시겠지요. 작년인가요? 크리스마스때 하와이 카네오헤만 해군기지에서 말레이시아 총리 나지프 라자크가 오바마대통령과 골프를 치다가 국민 여론에 뭇매를 맞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말레이시아에서 최악의 홍수가 난 상황에서 골프가 왠말이냐는 여론이 일었었거든요. 하지만 말레이시아 부통령인 탄스리 무히딘야신은 이렇게 자신있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열심히 일한자 휴가를 즐길 자격이 있다."라고.

나라마다 안 좋은 일이 터지면 골프를 금지하는 곳도 있고 그럴수록 머리를 식혀야 한다고 얘기하는 곳도 있습니다. 머리터지게 일하고 황금같은 휴가를 받아 좋아하는 스포츠를 즐기는데 그것이 골프가 아닌 다른 운동이었다면 그렇게 뭇매를 맞았을지 의문입니다. 얼마전 당구에도 입문하기 위해 모처럼 당구장을 찾았더니 당구 치는 것이 골프연습공 치는 것 보다 더 비싼 것 같더군요.

오는 10월 인천 송도에서는 골프 월드컵으로 불리는 프레지던트컵 골프대회가 열립니다. 이를 계기로 골프에 대한 편견 대신 열린 마음으로 골프를 이해하고 바라봐주는 시선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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