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충당금 적립과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비은행부문, 비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1년 내내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고 호평하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지난달 28일 2만7750원에서 이달 현재 3만2650원으로 18% 상승했다. 이 기간 기관투자자는 하나금융지주 주식을 1288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연말로 갈수록 배당 매력도가 부각되면서 최근 금융지주사 전반적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3분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3분기 순이익 76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3%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순이익 1조3446억원으로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올해 1~3분기 내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팀장은 "이자, 비이자, 판관비, 대손충당금 등 모든 부문이 양호했고, 은행, 금투, 캐피탈, 카드 등 계열사들의 실적도 모두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고도 비이자, 비은행 중심으로 우수한 실적을 올린 점이 눈길을 끈다. 하나금융지주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 가능성에 대비하고 손실흡수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3분기 중 1728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 중 약 580억원은 코로나19 경기상황을 반영한 미래전망정보를 보수적으로 재평가한 것이다. 이를 포함한 올해 누적 충당금 등 전입액은 6980억원에 달한다.
하나금융지주가 4분기 추가충당금을 적립한다고 해도 전년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모펀드 환매 사고에 따른 부실화 위험이 3분기 이후 크게 줄어든데다 사모펀드 준비금 1185억원을 사전에 적립해 내년 이익 가시성을 높인 점도 긍정적이다.
▲하나금융지주 한 달 간 주가 추이. |
증권가에서는 그간 하나금융지주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한 점을 호평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3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7.6% 감소했지만, 주요 일회성 이익인 명동사옥 매각이익이 소멸된 점을 감안하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비은행부문 핵심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의 3분기 순이익은 1155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97% 증가하며 하나금융지주 실적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증권과 카드, 캐피탈을 포함한 누적 기준 그룹 내 비은행 세전이익 비중은 31.3%에 달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마진 안정화, 비은행 자회사의 안정적 성장 등으로 시장의 우려와 달리 이익의 안정성이 확인되고 있다"며 "배당 관점에서도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에 주요 증권사들은 잇따라 하나금융투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만8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올렸고, 키움증권은 기존 4만5000원에서 5만원으로, 하나금융투자는 3만8000원에서 4만1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시 말해 하나금융지주 주가가 현재보다 최소 28%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하나금융지주 측은 "은행의 경우 저금리와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등으로 수익성 하방 압력이 큰 상황이지만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건전성과 리스크관리 등을 바탕으로 선방하고 있다"며 "계열사 간 협업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전사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