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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한국전력(015760)이 올 상반기 마련하기로 했던 전기요금 개편안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주가도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만성 적자 구조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주가는 이달 3일 2만2400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1만9890원으로 11.2% 하락했다. 1월 2일(2만8500원) 보단 30% 급락했다.
이렇듯 한전 주가가 연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체제 개편마저 물 건너 가면서 주주들의 실망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26일 이사회에서 전기요금 개편안을 논의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산업부와 한전이 전력요금 개편안 논의를 미룬 것은 역시나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유가가 급락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한전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데 가정용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정부로서도 부담인 셈이다.
앞서 한국전력은 지난해 7월1일 공시에서 "전기요금 개편안을 2019년 11월30일까지 마련하고 2020년 6월30일까지는 정부의 인가를 득하도록 함"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현재 전기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적정한 선을 찾기 위한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야 했는데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현재 한국전력의 최대주주는 한국산업은행으로 지분 32.90%를 갖고 있다. 한국전력의 소액주주 비율은 35.48%다. 정부는 지분 18.20%를, 국민연금공단은 지분 7.88%를 보유하고 있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주식 750주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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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달간 한국전력 주가 추이. |
여기에 한국전력이 지난해 역대급 적자를 낸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흑자로 돌아선 점도 주가에 변수로 작용했다. 저유가로 아낀 비용을 빼면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한국전력은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한전의 영업이익은 430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조9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53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는 영업손실이 1조3566억원으로 전년(2080억원)보다 6.5배가량 더 늘어났다. 매출은 29조928억원으로 2018년 60조6276억원 보다 2.5%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2조7981억원 손실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적자였다.
증권가에선 한국전력은 올해 유가와 석탄가격 하향 안정화 등으로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나, 에너지정책 및 전기요금 제도 등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주가 역시 회복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또 만약 올 하반기 전기요금 논의가 재진행된다면, 한국전력은 요금 인상 뿐 아니라 요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이 저유가 영향에 실적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유가가 재차 상승중인 것을 염두에 둬야한다"라며 "전기요금 체계 개편 없이는 앞으로 2년 내 만성 영업적자로 전환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전기 요금 인상만이 한전의 실적,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근본적인 요금 체계 개편이 필요한데 여기엔 전력구입비, 연동제 등이 들어가야한다"라고 말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