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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손절매는 미래 기회비용이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2.27 12:58

허준열 투자코리아 대표


허준열

▲허준열 투자코리아 대표



서울, 수도권 아파트는 정부의 부동산 강력 대책과 금융권의 대출규제 등으로 공급자들의 분양과 수요자들의 매매 심리가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어 가고 있다.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대출을 막는 정부의 대책에 직격탄을 맞아 불안감에 떨게 됐다. 한탕주의에 젖은 투기꾼들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마음으로 아파트 분양을 받은 사람들의 몫이 됐다. 물론 이러한 모습이 이제는 전혀 낯설지가 않다.

상가도 마찬가지다. 상가 분양이 잘되는 것과 준공 후에 상가 임대가 잘 맞춰지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문제는 향후 내수 경기가 지금보다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상가 준공 후 들어오는 월세로 노후 생활하겠다는 사람들의 계획도 큰 차질이 생길 것이다. 상가는 주택과 달리 공실률이 큰 부동산이다.

상가에 공실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일단은 월세 금액을 낮추는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또 어떤 경우에는 대출을 받은 은행 이자보다도 적은 매우 낮은 월세를 수용하는 사람까지도 생길 것이다. 그래도 어찌 보면 상가가 완전히 공실이 되는 것보다는 유리하기 때문이다.

상가 소유주는 상가에서 월세를 받는 것이 목적이지만, 상가 임차인은 상가에서 장사를 해 매출을 올려 수익을 발생시키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가에 투자하기 전 상가 소유자 입장이 아닌 상가 임차인 입장에서 임차인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동인구가 많은 상가인지를 먼저 체크해야 한다. 침체된 경기 속에서도 위치와 접근성이 좋은 상가는 늘 새로운 임차인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자신의 부동산을 보유하기 위해 신규 분양을 받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일 수 있다. 지금 많은 대출로 도저히 유지하기 힘든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과감히 매도하는 결단력도 필요하다는 말을 과감히 하고 싶다.

손절매, 부동산 하락으로 현재 손실이 나 있지만 앞으로 더욱 하락하리라는 예상이 들 때 손실임에도 불구하고 파는 것이 손절매다. ‘손절매를 못하면 투자를 하지 마라’는 말이 있듯이 투자에서는 손절매가 필수 수단 중 하나로 여겨진다.

손절매가 없으면 작은 손실이 결국은 큰 손실로 확대되고 심지어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매도만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효자 부동산은 갖고 있으되 ‘앓던 이’같던 부동산은 과감히 뽑아버리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고, 바로 그 시기를 놓치면 걷잡을 수 없는 손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에서 손해를 안보는 사람들의 유형을 본다면 필자는 그들만의 공통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부동산 ‘매입 때 중요성이 반, 매도 때 중요성이 반’이라 생각한다. 매입은 마음에 들면 누구든 쉽게 결정할 수 있지만, 부동산 매도는 매입할 때보다 훨씬 어렵고 신중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손해를 보거나 남들보다 비싸게 구입한 부동산의 매도는 미련이 남아서 강심장이 아닌 이상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의 악화가 시작될 때 복잡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고민만 백 번하는 것보다, 단순한 생각을 가지며 용단을 내릴 때가 오히려 바람직할 수도 있다는 것을 꼭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손절매는 현재 상태에서의 손실을 확정시키면서 미래에 손실이 더욱 확대될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을 차단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비록 손절매는 했지만 회수한 자금으로 그보다 더 나은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역할도 한다. 이는 부동산 투자 뿐 아니라 주식 투자, 사업 투자, 외환 투자 등 어떤 투자에서든지 필수적인 전략에 포함되어야 한다. 손절매는 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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