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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운영을 총괄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수원이 최근 수립한 ‘중기 경영목표’(2020~2024년) 보고서에는 "정부의 에너지전환(탈원전) 정책에 따라 원전산업 생태계의 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8일 한수원이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향후 5년간의 경영목표 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은 ‘원전 이용률 높이기’를 앞으로 추진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서다. 한수원은 계획예방정비가 장기화하면서 2016년 79.7%였던 이용률이 2017년 71.2%를 거쳐 작년 65.9%까지 떨어졌다고 적시했다. 대안으로 원전의 계획예방정비 기간을 단축하고 이용률을 밀착 관리하는 한편 종합상황실 운영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지난 5월 열출력 급증에 따라 수동 정지했던 한빛 1호기 사태를 계기로 안전강화 대책을 철저하게 이행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 정보 공개도 확대할 방침이다.
한수원은 외부 경영환경 분석에서 "원전산업 생태계의 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원전업계 안팎에선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포기하면서 부품 생태계가 무너지고 전문가 이탈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공기업인 한수원이 원전 생태계를 우려한다는 대목은 지난해 세운 경영목표(2019~2023년)에는 없던 내용이다. 지난 9월 사퇴한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과 공론화로 6개월 간 두산중공업은 한수원에 납품을 못해 1조원가량 유동 자금이 막혔다. 사람으로 치면 피가 안 통한 것이다. 경영 어려움이 컸다"며 "소속 직원은 3000여명이었지만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이 시작되자 거의 매일 다섯명꼴로 직원 사표를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의 기술·안전관리 능력이 세계 최고라는 점이 확인됐다. 보고서가 인용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원전 1기당 고장정지는 작년 0.17건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미국·중국(0.65건) 러시아(1.11건) 캐나다(1.16건) 영국(1.27건) 프랑스(2.53건)보다 월등했다.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는 한국의 작년 비계획 손실률(불시고장 등으로 발생하는 손실량 비율)도 1.75%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1.82%) 미국(1.84%) 러시아(2.41%) 영국(3.63%) 캐나다(3.70%) 프랑스(4.92%) 등보다 낮다.
원전 종사자의 피폭선량 역시 한국은 0.36CO2(시버트)에 그쳤다. 세계 평균(0.64CO2)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0.37CO2) 미국(0.60CO2) 프랑스(0.67CO2) 러시아(1.37CO2) 인도(1.41CO2) 캐나다(1.42CO2) 등을 제치고 세계 1위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를 통해 작년 ‘중대재해 제로’의 기록을 세웠다는 설명이다.
한수원은 조기 폐쇄 절차가 진행 중인 월성 1호기의 해체 계획도 명기했다. 내년 해체계획서 개발에 착수한 뒤 2024년 최종계획서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