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와 남북 에너지협력 제9차 남북 에너지협력 전문가 세미나가 지난 18일 삼정호텔에서 개최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주관한 이날 세미나는 세션1. 북미협상과 남북경협의 여건 전망 세선11. 북한 에너지 산업의 동향과 시장 분석 세션111. 남북 에너지협력 시범사업 구상 등 3개 세션으로 나눠 주제발표와 전문가 토론이 펼쳐졌다.
세션11. 북한 에너지 산업의 동향과 시장 분석 세션111. 남북 에너지협력 시범사업 구상 등 2개 세션의 주제발표 내용을 발췌, 요약한다. <편집주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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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학연구소 김종립 박사 |
북한의 석유수급과 유통현황
-서울대공학연구소 김종립 박사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정 기자] 서울대공학연구소 김종립 박사는 ‘북한의 석유수급과 유통현황’이라는 주제를 통해 석탄가스화를 통한 석유제품 생산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 박사는 탄소하나[C1]석탄화학을 통한 석유제품 생산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2016년의 노동당 제7차대회에서 5개년전략수행기간에 탄소하나화학공업을 창설할 것을 강조하고 2017년부터 해마다 신년사에서 탄소하나화학공업창설을 다그칠 것을 독려하고 있다"며 "북한이 매일 100t(연간 3만5000t)수준으로 석탄액화를 통한 석유제품 생산을 목적으로 한다면 수개의 파일럿 규모 시설을 통해 생산 가능하다"고 했다. 경상대 박종철 교수 연구에 따르면 유엔이 제한한 북한의 원유 수입량이 50만t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북한이 연간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유량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물량이다. 끝으로 김 박사는 "북한 내 유통되는 휘발유의 조성분석의 모니터링을 통해 탄소하나(C1)사업의 성패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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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연구원 신정수 연구위원 |
-에너지경제연구원 신정수 연구위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신정수 연구위원은 ‘북한의 석탄수급과 산업 동향’ 주제를 발표했다.
신 연구위원은 "2004년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석탄 매장량은 204억 톤에 달한다"며 "북한은 2017년부터 함경북부 은성군 새별군 일대, 경원 1·2탄광 등 신규 석탄광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석탄 수출은 북한 총 수출에서 절대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며 "외화벌이 핵심 수출 품목으로 석탄은 북한 전체 수출액의 40% 내외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석탄은 2016년 이전(UN제재 2371호 이전)까지는 생산량과 수출량은 증가하고 공급량은 급감했다.
북한의 모든 석탄광은 원칙적으로 국가가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국가로부터 광산개발에 관한 허가를 받은 기관이 광산개발권리(광권)를 소유하고 경영 전반을 관장한다. 최근 북한의 석탄광 관리구조는 수출 중심의 관리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탄광 소유권, 경영권도 외화벌이 위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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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윤재영 책임연구원 |
-한국전기연구원 윤재영 책임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윤재영 책임연구원은 ‘북한의 전력수급과 산업동향’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의 전력수급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윤 책임연구원은 북한의 전력수급 문제점을 4가지로 꼽았다.
첫째, 심각한 경제위기와 공급자 중심의 전력공급체제를 지목했다. 이어 발전, 송·변전과 배전망 모든 분야에서 낡은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음을 지목했다. 셋째로 사회주의 국가 특유의 통계가 부정확한 점과 에너지 절약의식이 희박한 점, 전력을 훔쳐쓰는 ‘도전’이 일상화된 점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중공업 우선 에너지 과소비형 경제 구조를 꼽았다.
윤 책임연구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산업구조를 고려한 수력인프라를 재구축해야 한다"며 "수력발전의 경우 기존 수력 전면적 개보수와 신규 포장수력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해결책을 내놓았다. 이어 화력발전의 경우 수요 중심지 친환경 석탄발전소 혹은 가스발전소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남북한 통합전력망을 고려한 근본적 인프라망을 재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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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기술 나중희 처장 |
-한국전력기술 나중희 처장
나중희 한국전력기술 처장은 ‘북한 화력발전 개보수 시범사업 구상’을 주제로 발표했다. 나 처장은 "북한 경제개방 이후 각종 인프라시설 구축과 경제개발 견인을 위해서 북한 전력공급시설의 신속한 정상화가 필수"라며 "북한 전력공급시설 정상화를 위한 단기 대응방안으로 북한 내 노후 화력발전설비의 리파워링 또는 개보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파워링은 기존 발전소의 주기기를 교체하거나 연료 또는 발전설비의 형식·구성방식 등을 변경해 연장운영 하는 것을 말한다.
나 처장은 "북한에는 총 8개의 화력발전소가 있다"며 "대부분 무연탄 연료를 사용하고 있으나 청천강화력과 청진화력은 갈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 처장은 개보수방안 선정 시 △여유부지면적 △열병합발전 여부 △환경영향 △가동년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처장은 "리파워링과 개보수사업은 대상발전소 진단·타당성평가, 공사계획 수립, 협약 및 계약 체결, 재원조달, 발전소 운영 순으로 추진될 수 있다"며 "협약·계약, 현물상환 등을 통해 사업리스크와 시장리스크를 최대한 경감하되 국가리스크에 대한 남북한 당국의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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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박성진 차장 |
-한국수력원자력 박성진 차장
[에너지경제신문 최윤지 기자] 박성진 한국수력원자력 차장은 ‘북한 수력발전소 개보수 시범사업’에 대해 강연했다. 북한 10개 유역 전체 포장수력은 약 20만㎿로 기후변화에 따라 미래 포장수력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남한 발전량은 5535억kWh, 북한의 발전량은 235억kWh로 남한 발전량이 북한 발전량보다 2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차장은 "2017년 기준 북한 전체 발전량 235억kWh 중 수력이 50.6%, 화력이 49.4%를 차지하고 있으며 발전설비 평균 이용률은 34.7%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북한 수력발전 설비는 노후화 됐으며 유지관리가 부실한 상태에서 무리한 운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차장에 따르면 30% 이상의 북한 수력발전 시설은 설치된 지 50년 이상 됐으며, 자체 생산한 저품질 기자재를 사용해 잦은 고장과 출력 미달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토사와 산림황폐화로 인한 하상퇴적으로 저수량이 부족하고, 낮은 수위 운전과 무효 방류 증가로 저효율 운전이라는 악순환이 지속된다고 덧붙였다.
박 차장은 북한 수력발전소 개보수 시범사업 개발방향으로 △노후된 수력설비의 현대화 △수력발전소 정비지원 △위치·설비특성을 고려한 운영관리 지원 △수력자원 활용에 대한 종합 마스터플랜 수립을 제시했다. 박 차장은 "40년 초과 노후수력발전소 주요설비를 전면 교체하고 설비수명 30년 연장과 출력·효율 증대를 통해 북한 수력발전소를 현대화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차장은 "친환경 저탄소 에너지협력으로 전력과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며 "북한 수력개보수와 관련한 구체적인 연구는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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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자원연구소 최경수 소장 |
-북한자원연구소 최경수 소장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은 ‘남북 석탄산업과 남북 협력방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북한에는 무연탄, 갈탄 등 약 200여억 톤의 석탄이 매장돼 있다. 그러나 북한 석탄 수출 물량은 2015년 3304만8000톤에서 2018년 1787만6000톤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탄광 가동률은 98%, 생산성은 1인당 328톤으로 저조한 상황이다. 최 소장은 "북한은 탄광 장비 노후화, 외국자본 유치, 시장개척, 매장량이 많은 갈탄 이용 방안, 중장기 무연탄 수급대책 등의 문제에 당면해 있다"며 "실현 가능한 사업을 발굴하고 북한 실정을 고려한 사업 추진, 상호 강점을 살리는 사업 추진을 통해 남북이 협력할 수 있다"고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최 소장은 평안남도 순천시 직동에 위치한 직동탄광을 납북 협력방안 시범사업의 예로 들었다. 최 소장은 "직동탄광 현대화의 목적은 광산경영의 전산화, 갱도 굴착시스템의 기계화, 볼트지보 시스템 확대, 기계화 채탄, 운반·통기·배수·전력공급 장비와 설비 현대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소장은 "북한의 수용성, 경제성 있는 사업 발굴, 탄광-인프라 사업 추진, 양자협력과 다자협력 병행 추진을 통해 남북이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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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 정우진 소장 |
-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 정우진 소장
정우진 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 소장은 ‘남북 연탄 협력 시범사업’을 주제로 강연했다. 정 소장은 "북한 경제개발 초기 민생 부문의 신탄이 석탄으로 전환되면서 석탄 사용 효율이 개선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북한의 고품질 연탄 보급과 남한 연탄 산업의 북한 진출을 위해 남북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한 가정용 에너지의 90% 이상은 석탄과 신탄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 가정의 하루 평균 전기 공급 시간은 1∼2시간으로 인구의 전력 접근율은 아프리카 최빈국보다도 낮은 상황이라고 정 소장은 지적했다. 북한 가정에서는 대부분 저질탄과 진흙을 섞어 직접 연탄을 제조해 사용하고 있으며, 연탄공장은 있으나 제대로 가동되지도 않고 생산되는 연탄 품질도 낮은 상태이다. 정 소장은 북한의 석탄·신탄 사용으로 인해 야기되는 환경문제를 지적하며 "북한의 대기오염 사망률은 세계 최고로 남한의 10배, 중국의 1.5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한 초미세먼지의 9%는 북한에서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남북 연탄 공장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소장은 "북한의 가정용 무연탄 수요 증가에 따라 연탄 제조 설비 확대가 필요하다"며 "남북 협력으로 고품질 연탄을 제조하면 북한 가정 에너지의 효율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와 함께 남한의 발전된 연탄제조 기술과 시장에 대한 오랜 경험과 자본의 공급으로 단시간에 북한의 고품질 연탄공급 능력을 제고할 수 있으며 남한 연탄 제조 산업의 재도약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