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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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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초대형 투자 행진, LG화학과 '배터리 분쟁'...변수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5.01 08:54

中 정유사·베트남 빈그룹·티브로드 등 올해만 3∼4건
LG화학 소송 집중해야…"당분간 또 다른 투자 어려울 것"

▲SK그룹이 최근 국내외에서 여러건의 대형 투자를 진행하며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LG화학과의 배터리 분쟁에 휘말리면서 당분간 SK발 대형투자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최태원 SK 회장이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을 찾아 직원들과 함께 설비를 둘러보는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SK그룹이 최근 국내외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SK는 지난달 29일 중국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시노펙과 합작해 만든 중한석화를 통해 중국의 정유공장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SK는 또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에 대한 투자를 앞두고 있다. 통신사인 SK텔레콤은 지난달 26일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태광산업의 자회사 티브로드와의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3월에는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생산을 위한 공장 기공식을 개최한 바 있다. 올해에만 SK발 대형투자가 4건을 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능 기업으로 SK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LG화학과 배터리 소송전에 휘말리며 당분간 SK발 대형투자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 중한석화 통해 정유회사 인수

SK종합화학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시노펙과 합작해 2013년 10월 설립한 중한석화를 통해 시노펙 산하 우한분공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SK종합화학은 중국 내에 정유설비를 간접 보유하게 됐다. 

▲SK종합화학이 시노펙과 합작해 2013년 10월 설립한 중한석화 전경.


SK종합화학 측은 "중국 정부는 최근 신성장 동력으로 정유와 화학을 결합시키는 연화일체(煉化一體)를 구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한석화뿐만 아니라 SK종합화학의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석유화학공장에 이어 정유공장의 실질적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한국 기업 중 최초"라고 덧붙였다.

우한시 칭샨구에 위치한 시노펙 우한분공사는 1977년 최초 가동한 중국 내 대표 정유공장으로 하루 17만 배럴의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7년과 지난해 각각 35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알짜 회사로, 최근 두 차례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설비를 교체했다. 2020년까지 고도화 공정인 FCC 증설과 설비 현대화 작업을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SK종합화학은 중한석화의 우한분공사 인수·합병을 위해 11억RMB(약 1898억원)를 현금 출자한다. 합작사인 시노펙은 우한분공사 자산 20.5억RMB(약 3526억원)를 현물 출자하게 된다. 중한석화에 대한 SK종합화학과 시노펙 지분 비율은 35대 65다. 우한분공사 총 인수가액은 토지자산 포함 128억4000만RMB(약 2조2069억원)로 양사 출자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외부 차입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자산 인수 작업은 올 하반기 중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중한석화의 설립과 성장 배경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중국 사업에 대한 강한 열의와 뚝심이 담겨 있다. 최 회장은 2006년 호북성 당서기, 시노펙 CEO 등 사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중한석화 설립 과정을 진두 지휘했다. 올해 3월에도 보아오에서 시노펙 경영진을 직접 만나 중한석화 성공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뜻을 모았다.

SK종합화학 나경수 사장은 "중한석화 성공을 필두로 SK와 시노펙 간 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 졌다"며 "우한분공사 인수는 연화일체를 구축하는 작업으로 중한석화의 경쟁력을 중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이에 기반해 SK종합화학의 중국 내 마켓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베트남 빈그룹 투자 임박

SK그룹은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SK의 빈그룹 투자에는 국민연금을 포함한 국내 연기금이 동참할 전망이다. 1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이 주도하는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 규모 빈그룹 지분 투자와 관련해 SK동남아투자회사 5억달러, IMM인베스트먼트 3억달러, 제3의 사모펀드 2억달러 투자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SK동남아투자회사는 지난해 8월 SK(주),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 E&S 등 주요 계열사가 10억달러 규모 자본금을 대 설립한 투자전문회사다. 특히 공동 운용사 제3의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2억달러는 국민연금의 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 등 국내 연기금의 출자 자금으로 구성하기 위해 논의되고 있다. 해외로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을 돕기 위해 2011년 도입된 코파펀드는 기업의 해외 투자가 결정되면 일정 금액을 국민연금이 출자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투자금 마련의 부담을 덜고, 해외에서 유명한 국민연금 브랜드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1년 설립된 빈그룹은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한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이다. 베트남 마트 시장 1위 빈마트와 아파트 건설사 빈홈, 리조트 브랜드 빈펄, 종합병원 빈멕국제병원에 이어 자동차·스마트폰 제조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투자와 관련해 빈그룹은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최대 5개 외국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위해 주식 2억5000만주(25조동 규모·약 1조2400억원)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또 지난달 20일 주주총회 일정을 5월 20일∼6월 20일 사이로 정하고 주주 명부 폐쇄 공고를 냈다. 빈그룹은 25조동을 조달하면 이 가운데 6조동을 자동차 제조업체인 빈패스트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빈스마트, 빈테크 등 자회사 3개사에 투자하기로 했다. 나머지 10조동으로 채무를 상환하고, 9조동은 운영자금 등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9월 SK동남아투자회사를 통해 베트남 2위 민간기업인 마산그룹 지주회사 지분 9.5%를 4억7000만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다양한 제휴 관계를 수립한 바 있다. 이번 빈그룹 투자에도 마산그룹 투자 때처럼 △계열사 상장때 지분 투자 우선권 △인수·합병(M&A)때 지분 투자 우선권 △신사업 진출때 공동 투자 등 조항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업 목록에 케이블TV 추가

SK텔레콤의 IPTV 및 초고속인터넷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태광산업의 케이블TV 2위 사업자 티브로드와 합병하기로 했다. 합병법인은 2020년 1월 1일 출범할 전망이다. 두 회사는 지난달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결의한데 이어 합병 추진 본계약까지 체결했다.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SK브로드밴드는 447만명, 티브로드는 31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두 회사가 합병하면 가입자는 총 762만명에 달한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KT-KT스카이라이프(총 가입자 986만 명)에 이어 LG유플러스-CJ헬로(총 가입자 781만 명)와 근소한 차이로 2위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외부 회계법인의 기업가치 평가를 통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비율을 75대 25로 산정했다. 합병법인의 기업가치는 5조원으로 평가됐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 건설부지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이 미국 관계자들과 조지아주 공장 ‘첫삽뜨기’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생산을 위한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조지아주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 건설하는 첫 전기차 배터리공장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인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조지아주 공장은 1, 2단계 개발을 통해 2025년까지 연 20GWh 규모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한다. 현지법인 ‘SK 배터리 아메리카’를 통해 2단계까지 총 16억7000만 달러를 연도별 분할출자 형태로 투자한다. 이중 약 10억 달러(1조1396억원)는 2021년 완공될 1단계 공사에 투입된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수주 물량이 확보되는 데 따라 장기적으로 총 50억 달러를 투입해 50GWh 규모로 생산 능력을 확장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이날 글로벌 배터리 탑 3 도약을 위해 2022년까지 약 60GWh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가동 중인 서산 공장(4.7GWh) 외 헝가리 코마롬 1(7.5GWh), 중국 창저우(7.5GWh) 공장을 통해 2020년 상반기 20GWh까지 생산 규모를 확보하게 된다. 이후 헝가리 코마롬 2(10GWh), 미국 조지아(10GWh) 공장이 2022년 양산에 들어가면 총 40GWh 까지 생산 능력이 확대된다. 총 60GWh 달성을 위해 남은 20GWh는 유럽, 중국 지역에서 공급 시기에 맞춰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하면서 SK가 미래 먹거리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배터리 사업에서 제동이 걸렸다. LG화학과의 법적분쟁에 신경을 쓰다 보면 국내외 투자는 당분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양대 축인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돼 안타깝다"면서 "현재 분위기로는 두 회사 모두 양보할 생각이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법적다툼이 오래 지속될 수록 두 회사 모두에게 손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두 회사가 서로 중재를 통해 합의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SK가 아주 큰 골칫거리를 안게 돼 당분간 SK발 대형투자는 뜸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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